상대 측 발언 때마다 고성과 끼어들기, 반말까지 난무하는 거친 설전이 이어지면서 112건에 이르는 법안 심의는 오후로 미뤄졌다.
처음 녹취파일 문제를 들고나온 것은 새누리당의 김진태 의원. 김 의원은 녹취파일을 공개한 민주당 법사위원인 박범계 의원을 지목해 포문을 열었다.
김 의원은 대화 녹음자인 모 월간지 H기자가 박 의원 등을 고소한 사실을 언급하며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게 "근거없는 도용이나 조작이 없도록 엄정하게 수사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박 의원은 "공익제보에 해당하는 것이며, 전혀 꿀릴 게 없다. '도둑이야라고 소리쳤는데 왜 소리쳤느냐'는 격"이라고 반박하며 "철저하게 수사하라. 조사에 적극 임하겠다"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고소는 (녹취파일) 공개 시 타격을 입게 될 모든 사람들의 이해가 공통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면서 "대한민국의 헌법질서와 선거제도, 정당제도를 침해하는 내란에 가까운 녹음파일 내용에 대해서도 수사해야 한다"고 반격했다.
이날 설전은 '해당 상임위 업무와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을 경우 상임위에서 배제한다'고 규정한 국회법 48조7항이 거론되며 최고조에 이르렀다.
김 의원은 이 조항을 들어 "박 의원이 자신이 고발된 사건에 대해 말하는 것은 공사 구분을 못하는 것"이라며 "뭐 그리 찔리는 게 많으냐"고 꼬집었고, 민주당 의원들은 "당신부터 법사위에 오지 않았느냐"며 김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됐던 점을 건드렸다.
여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관련 대화록 발언에 대한 해석을 놓고도 "NLL 포기가 아니라는 것은 국어실력에 문제가 있는 것", "그런 식이면 전두환 전 대통령은 종북원조세력" 등의 원색적인 발언을 쏟아내며 치고 받았다.
여기에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했던 '검찰개혁법안의 6월 국회 처리'가 불발된 것도 여진을 남겼다.
민주당은 박영선 법사위원장까지 가세해 "상설특검제 및 특별감찰관제 도입 등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 이행에 있어 법무부가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다"며 "검찰개혁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고 황교안 장관을 추궁했다.
특히, 오는 4일까지 법무부안을 제출하라는 요구에 황 장관이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하겠지만 날짜를 못박기는 어렵다"고 난색을 표하자 "그럼 더 이상 회의를 진행할 수 없다. 약속을 안 지키면 상응하는 대응을 하겠다"고 다그치기도 했다.
이에 새누리당 법사위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무작정 처리시한을 6월말로 못박고 야당 주장을 다 수용해 처리하자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9월 말이 시한인 사법개혁특위에서 검찰개혁안을 논의한 뒤 법사위에서 처리하자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