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사태, 한전 ''보상확대 당근''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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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갈등과 관련해 한국전력이 ''밀양 특별지원대책''이라는 당근책을 제시하면서 주민들이 이를 받아들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전 조환익 사장은 최근 밀양시를 방문해 정부와의 협의를 통한 13가지 방안이 담긴 ''갈등해소를 위한 특별지원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한전 측이 제시한 특별지원안은 주로 보상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동안 불합리했던 보상체계를 크게 개선했다는 것.

구체적으로는, 현재 추진 중인 송전선로 주변지역의 ''설비존속기간 동안 매년 24억 원 일정금액 지원''과 ''선로 주변 토지 가치하락 보상을 현재 34m에서 94m로 확대하는 지원사업 입법화'', ''지역 특수보상사업비 125억 원에서 40억 원 증액'' 부분이 포함돼 있다.

이같은 내용은 불합리한 보상방안으로 줄기차게 지적돼 왔던 내용들을 수용한 것이다.

◈ 보상 확대가 핵심…주민 위한 동반사업도 제시

이와 함께, 한전은 선로 인접 주택을 구입해 이주를 희망하는 주민에게 감정평가 산정에 따른 주택 매입비와 이사비를 지원하며, 765KV 선하지 21만㎡에 250억 원을 투입해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단지를 조성하는 ''태양광 밸리 사업''도 추진한다.

태양광 발전 단지를 통해 발생하는 운영 이익금은 지역에 재투자하고, 토지소유자는 토지 임대료를 매년 받는 등 주민 소득이 늘어나는 등 장기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선로 인근 펜션을 임차해 체련장으로 활용하며, 주거환경 개선 사업도 실시한다. 마을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농산물 직거래장 공동판매시설 신축, 밤나무 항공방제 불가지역 보상, 특산물 판로 지원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밖에, 설비 주변지역 주민 또는 자녀들의 인턴 채용시 가점 부여와 재경 유학생을 위한 기숙사 운영, 지역 주민 건강검진 지원 등도 특별지원안에 담겼다.


그러나, 반대대책위가 대안으로 제시했던 지중화 방안에 대해서는 중장기 지중화 시책 수립 시 밀양지역 최우선 검토하겠다고만 약속했다.

한전은 그동안 345kV로 전압을 변환해 지중화할 수는 있지만, 765kV 변전소 2곳을 추가로 건설해야 하며, 12년이 넘는 공사기간과 2조7천억원의 공사비가 소용된다며 지중화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한전 관계자는 "765㎸ 송전선로 지중화는 현 시점에서 불가능하지만, 대신 향후 국가적인 중장기적인 검토를 통해 계속적으로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전의 이같은 특별지원안은 이달 안에 사태를 해결해야 만 하는 한전 측이 내놓은 ''벼랑 끝 당근책''이라는 평가다.

밀양 송전탑 건설 문제와 한전 사장의 거취 문제를 연계시킬 수도 있다는 정부 고위관계자의 발언과 관련해 4번씩이나 밀양을 방문했던 조 사장이 내놓은 대안이기 때문이다.

조환익 사장은 이번 특별지원안에 대해 "송전선로 주변 주택과 지가 하락 등 재산가치 손실에 대한 현실적 보상과 지역 주민들의 실질적인 대안을 적극 수용했다"며 "765송전탑 갈등이 전향적인 방향으로 해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 김준동 에너지지원실장도 22일 밀양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전 측이 발표한 특별지원 안에 대해 정부에서도 보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주민들은 일단 부정적…24일 간담회 이후 입장 발표

하지만, 이같은 한전의 지원대책에 대해, 밀양 송전탑 반대 4개면 주민대책위는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대책안의 내용 대부분이 확정적인 것이 아니라, 이후 법률안으로 추진해야 할 내용이며, 혜택을 받는 주민도 적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현재 주민들의 내부적인 의견을 모으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당초 23일 국회에서 열기로 했던 5차 간담회는 중재에 나선 조경태 의원의 사정으로 24일로 미뤄져 열릴 예정이며, 간담회가 끝나면 대책위는 주민들의 의견을 종합해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한전 측의 이번 특별지원대책을 주민들이 받아들인 다면, 사태 해결을 위한 촉매제가 될 수 있겠지만, 아니라면 한전의 대책을 둘러싸고 찬성과 반대 입장으로 나눠져 주민들간의 극심한 갈등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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