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안철수, 야권 정계개편 불붙나

노원병 출마 확고…신당 창당 시기와 파급력 관심 집중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82일 만에 귀국해 4·24서울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야권 정계개편에 불이 붙을 지 주목된다.

안 전 후보는 11일 인천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민심의 바로미터인 수도권에서 새로운 정치의 씨앗을 뿌리고자 결심했다"며 노원병 출마 의사를 거듭 분명히 했다.

실제로 안 전 후보는 귀국을 앞두고 노원구 상계동에 아파트를 구하는 등 일부에서 제기한 부산 영도 출마 권유를 일축했다.

"노원은 중산층이 많이 거주하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지역"이라며 "그 곳에서 문제를 해결하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정치의 길을 걷고자 한다"는 나름의 계획도 밝혔다.

안 전 후보의 입장이 이처럼 확고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야권 후보단일화 또는 야권연대도 일단 불투명한 상황에 접어 들었다.

이와 관련해 안 전 후보는 "같은 뜻을 가진 분들끼리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는 것은 언제나 환영이지만 정치공학적인 접근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고 못을 박았다.

이에 대해 노회찬 공동대표의 부인 김지선씨를 후보로 낸 진보정의당은 "안철수 후보 뿐 아니라 어느 누구와도 당당히 경쟁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후보 공천 문제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민주통합당은 아직까지 뚜렷한 결론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원내 제1야당으로서 후보를 내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는 공식입장을 밝혔지만 지난 대선 때 빚을 졌다며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4명이 후보가 경쟁했을 때 민주당 후보보다는 새누리당 후보나 안 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민주당으로서는 고민이다.

민주당은 최근 여론조사를 이같은 결과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를 내고도 패배하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다만 안 전 후보가 "대화하는 것은 언제든 환영"이라고 밝혔고, 민주당도 "범야권의 재편과 관련해 고려한다"는 입장이어서 대화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신당 창당 문제로 가면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안 전 후보는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일단 눈 앞에 닥친 노원병 선거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안 전 후보는 그러나 "만약 선택을 해주신다면 여러 가지 좋은 기회에 뜻을 같이 하는 분들, 함께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창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치권에서는 안 전 후보가 국회의원이 목표가 아닌 만큼 신당 창당은 시간 문제로 보고 있다. 이르면 오는 10월 재보선을 전후해 신당을 띄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를 위해 안철수재단에서 이름을 바꾼 동그라미재단과 지난 대선 때 지방에 조직했던 지역포럼을 창당의 밑거름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신당은 박근혜정부의 불통과 계파 다툼에 몰두하는 민주당의 틈새를 파고 드는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역 의원의 이동 여부도 관심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가능성이 낮다"고 봤고, 한 중진의원은 "필요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지방선거와 총선이 각각 1년, 3년 이상 남은 상황에서 현역 의원들을 끌어들일 만한 위력을 안철수신당이 보여주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아울러 안 전 후보와 민주당은 범야권의 양대 진영을 형성하는 것이지 상대방을 적대적으로 인수합병하는 관계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결국 안 전 후보가 정계개편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당면한 노원병 선거에서 당선되는 것은 물론이고 야권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지도력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안 전 후보가 지난 대선 때처럼 여야를 한꺼번에 기존 정치권으로 밀어부치며 ''새 정치''라는 수사를 구사하는 전략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후보는 미국 체류 중 감명 깊게 본 영화로 ''링컨''을 들며 "대통령이 직접 설득하거나, 대리인을 통해 많은 노력으로 결과를 이뤄내는 것을 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조직 개편 협상의 난항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대승적인 차원에서 정치력을 발휘해 모범적으로 푸는 쪽이 국민들에게 인정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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