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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사리는 ''익명''의 친박…''실명'' 건 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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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분위기에서 감히 이력서를 들이밀었다간 그 라인이 줄줄이 다 날라간다. 가만히 있는 게 상책이다""언제 발신자제한표시로 전화(박근혜 당선인의 전화)가 올지 몰라 잠깐 자리를 비울 때도 전화기를 꼭 챙긴다"

박근혜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전화 대기는 확실히, 대신 잠자코 있자"며 이런 우스개소리들이 나온다.

박 당선인이 ''인수위와 청와대 인사 분리'' 원칙을 전하는 등 새 정부 출범 첫 권력인 인수위부터 힘을 빼겠다는 경고를 한 마당에, ''권력욕심''을 조금이라도 보여서는 ''간택''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혹시 인수위 영입 제의가 올까 다들 전화기 앞에 바짝 붙어있는지, 벨이 몇 번 울리기도 전에 전화들을 잘 받는다"는 박 당선인 측근의 농담이 가볍게 여겨지지 않는 대목이다.

2일 윤창중 대변인의 브리핑에 따르면 2-3일 내 인수위 후속 인선이 발표될 예정이지만,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약속이나 한듯이 "나는 아무 것도 모른다"면서도 인수위 입성에 대한 기대감은 감추지 못한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청와대에 갈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마당에, 인수위를 잡아야 한다"면서 "그럼 5년 내내 (이름이) 거론될 수 있지 않겠냐"고 했다.

그러면서도 언론에 자신의 이름이 하마평으로 오르내리면 "혹시 박 당선인에게 언론플레이하는 것으로 보일까" 걱정한다. 박 당선인이 인수위 인선에서 ''친박 배제''라는 원칙을 세웠다는 얘기가 나오자 더욱 조심하는 눈치다.

앞선 인사에서 보여줬듯, 박 당선인이 극소수의 측근만 데리고 인선을 하다보니 벌어지는 일들이다. 청와대 검증팀도 가동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검증팀이 가동된다고 하면, 국세청과 국정원이 모두 움직여야 되는데 (박 당선인 측이) 경창철에서 전과기록만 참고하는 정도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생긴 새누리당 안팎의 ''잠자코 눈치보기''가 새누리당을 무력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를 상대하는 여당의 이상적 태도는 ''비판적 지지''다. 당장 ''국민대통합''을 약속했던 박 당선인이 극우적 발언을 일삼았던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를 대변인으로 임명하고,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면, 여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게 맞다.

하지만 새누리당 내에서는 ''익명의 비판자''들만 존재한다. 윤 대변인의 자진사퇴가 최선이라는 의견이 당내에 팽배하지만 언론 보도 시점에서는 "(기사에서) 이름은 빼달라"고 말하는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실명을 걸고'' 윤 대변인의 자진사퇴, 인수위 인선의 측근 배제와 검증시스템 가동을 촉구한 유승민 의원이 눈에 띄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선 승리 이후 ''박근혜 시대''를 맞은 상황에서 박 당선인의 아킬레스건인 ''민주적 리더십''을 대놓고 지적한 경우도 유 의원이 유일하다.

그는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박 당선인이 잘하는 점은 밀어주고, 잘못하는 게 있으면 비판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할 역할"이라면서 벌써부터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당 안팎의 분위기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유 의원은 "편한 사람만 곁에 두고 박 당선인이 중요한 결정을 다 하겠다는 태도는 바뀌어야 한다"며 "어차피 나는 박 당선인에게 밉보인 상황이지만, 안 찍힌 사람들 중에 박 당선인에게 쓴소리를 할 인사가 인수위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관련해 당 고위관계자는 "역대 정권이 실패한 이유는 주변에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하는 사람이 잘 없고 설사 쓴소리를 하더라도 대통령이 싫어하기 때문"이라며 "박 당선인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유 의원같은 이들의 쓴소리를 잘 경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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