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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당선인의 인사스타일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인사내용을 발표하기 전까지 아무도 몰라 ''''밀봉인사''''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박 당선인의 첫 인사는 대변인단 구성이었는데 ''''막말칼럼'''' 비판이 일고 있는 윤창중 수석대변인 임명을 놓고서 엄청난 반발에 부닥쳤다.
심지어 새누리당내 친박계 인사들조차 ''''지나친 극우성향''''이라며 윤 대변인의 자진사퇴를 요구할 정도였고 정식 임명 후에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이어 인수위원장과 일부 위원 임명을 놓고도 부정적인 인사 평가가 뒤따랐다.
밀실, 폐쇄성 인사를 하다 보니 걸러졌어야 할 흠결이 제대로 발견되지 않는 부작용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연말에서 연초로 넘어온 인수위원 인선도 내용은 물론 발표시점조차 여전히 오리무중이어서 기자들이 취재에 애를 먹고 있다.
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지난 30일 이 같은 철통보안인사에 대해 "소통은 사라지고 봉투만 남았다는 말도 있다''''며 윤 대변인을 포함한 이른바 ''''밀봉 4인방''''의 즉시 교체를 요구하기도 했다.
◈ 인사스타일은 인사권자의 닫혀있는 성격 탓? 인사스타일을 보면 인사권자의 성격이 자연스레 드러나는 법이다.
박 당선인은 인사를 앞두고 왜 이처럼 철통보안에 급급해하는 모습을 보이는 걸까.
마치 ''''요건 몰랐지''''식 의외의 인사로 허를 찌르고 통쾌함, 짜릿함을 즐기기라도 하는 것일까.
이 같은 인사보안은 들키고 싶지 않은, 속내를 보이고 싶지 않은 박 당선인의 내성적인, 안으로 닫혀있는 성격에서 그 원인을 찾기도 한다.
박 당선인은 한번 정해진 원칙을 잘 바꾸려 하지 않고 계속 밀어붙이는 자타가 공인하는 ''''원칙주의자''''로 잘 알려져 있다.
이는 자신의 원칙만 고수해 ''''융통성 없는 옹고집''''이라는 비난을 들을 여지가 있다.
박 당선인이 이 같은 특유의 ''''원칙 불변의 법칙''''을 인사에도 고스란히 적용하고 있어 자신의 생각이 꼭 옳다는 오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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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 모르면 많이 듣는 게 최고인사권자가 대상자 한사람, 한사람 능력에서부터 성격, 장,단점 등을 모두 꿰뚫어 알 수 없고, 알 필요도 없다.
복수의 여러 관계자들로부터 그 사람에 대한 평을 자세히 듣고 최종 선택까지 고민해야 한다.
전직 대통령들 가운데 최종 인선단계에 이를 때까지 많은 이들로부터 얘기를 듣고 검증에 검증을 거치는 경우가 많았다.
모 전직 대통령은 무작위로 기자들을 불러 누가 적임자인지 의견을 구했다는 일화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어내지 못했던 문제점이 나중에 발견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인사권자는 인사를 단행하기 전에 무조건 귀를 열어놓고 많은 얘기를 들어야 한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인사 검증의 수단으로 합의가 필요하며 대통령으로서의 형식적 권한에만 집착할 게 아니라 언론과 국회 등을 통한 여론의 필터링을 해야 한다"고 정밀한 검증과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박 당선인, 문은 좁고 벽은 높다대통령 선거 직전 후보위치에서 당선인으로 바뀌는 순간부터 당선인은 외부인사와의 접근자체가 극도로 제한된다.
그나마 박 당선인은 평소 참모들과 활발히 만나 의견을 주고받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만남의 문은 더욱 좁고 벽도 높다.
가장 가깝다는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조차도 박 당선인이 부르기 전 먼저 찾아가서 만나 얘기를 전하거나 의견을 건의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
소통장치가 작동이 되지 않고 있음이 분명해 보이며 쌍방향이 아닌 일방적, 그것도 발표내용 정도만을 하달하는 정도여서 박 당선인은 참으로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으로 비치고 있다.
박 당선인은 당내에서 ''''전화번호도 모르겠고, 만날 수도 없다''''는 의원들의 불평, 불만을 들어야 할 정도로 ''''소통부재''''의 심각성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전화를 할 때도 ''''발신번호표시 제한''''으로 해서 과거 선거캠프구성을 앞두고 당 안팎 인사들이 ''''발신번호표시 제한'''' 전화를 기다린다는 우스갯소리가 떠돌기도 했다.
박 당선인이 인사를 앞두고 지연, 학연, 혈연 코드의 고리를 끊고 ''''능력의 코드'''' 인사를 하려고 애쓰는 흔적은 엿보인다.
줄대기의 인사로비 관행도 차단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인수위의 힘빼기 노력도 달라진 인사스타일로 보여 일면 바람직하다는 평도 나온다.
박 당선인은 이제 ''''크레믈린의 벽''''을 허물고 활발히 만나고 들어야 한다.
인수위원 인선은 물론 앞으로 5년 임기를 좌우하게 되는 새 내각 구성을 위해 당 안팎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안으로, 안으로 가져가는 밀실인사는 미연에 충분히 방지할 수 있는 실책을 범할 가능성이 높으며 그 후 그것이 가져올 대가 지불은 몹시 크고 뼈아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