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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기술자 이근안 "간첩이라도 쥐어박아서는 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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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2-1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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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기술자''로 악명을 떨친 이근안(74)씨가 14일 "과거를 회개하며, (고문) 행위 자체가 잘못이었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날 서울 성동구 성수동 한 음식점에서 자서전 ''고문기술자 이근안의 고백'' 출판기념회를 열고 "고문은 인간적으로 잘못된 것"이라면서 "백명의 도둑을 놓쳐도 한 명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누구한테 어떻게 했는지 다 기억은 못 한다"면서도 "간첩이라도 절대 쥐어박아서는 안 되는데 쥐어박았다면 그게 잘못이라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고문 피해자인 고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가서 분란이 나면 모양새가 이상해지고 유족에 대한 예의도 아닐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김 전 상임고문이 용서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죠"라는 답을 세 번 거듭하며 "그렇지 않으면 날 허깅하면서(껴안으면서) 그런 이야기를 왜 했겠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그러나 이씨는 자서전에서는 자신의 고문 사실을 ''시대 탓'' ''애국'' 등으로 변명했다.

이씨는 서문에 "''남영동 1985'' 영화까지 제작·상영하면서 매도하는 것을 바라보며 한 시대는 사상범으로 옥살이하고 한 시대는 민주화 인사로 탈바꿈하며 민주화 보상금까지 받는 행운을 바라보면서 시대를 잘 만나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썼다.

또 "애국행위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일을 해 옥조근정훈장까지 받았지만 5공 정권이 사라지자 고문기술자라는 대명사가 붙어 매도됐다"며 "정치 색깔에 따라서 애국을 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도 남겼다.

자서전에 사죄한다는 내용이 없다는 지적에 이씨는 "전반적으로 다 회개를 하는 것이지 한 건 한 건에 대해서 말하기는…"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는 ''사죄'' 또는 ''사과'' 여부를 묻는 취재진에게 끝까지 ''회개''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즉답하지 않았다.

영화 ''남영동 1985''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씨는 "물고문은 주전자로 조금씩 물을 부어가며 하는 건데 영화에서는 샤워기 끝 부분을 빼버리고 호스 채로 물을 붓더라"면서 "젓가락으로 맞으나 몽둥이로 맞으나 맞은 건 마찬가지 아니겠나. 저도 그걸 보면서 제가 그렇게 악질이었나 하고 울었다"고 밝혔다.

이어 "전기고문은 AA 배터리를 사용하되 (고문 대상자의) 눈을 가려 속임수를 쓰는 건데 영화에서는 자동차 배터리 같은 걸로 나왔다. 그건 처음 보는 물건"이라며 AA 배터리 한 개를 들고 나와 보여주기도 했다.

이날 120석 규모의 기념회장에는 이씨의 과거 경찰 동료 및 선·후배, 중·고교 동창 등 35명가량이 참석했다.

이씨가 연단으로 나서자 4~5명 정도가 손뼉을 치는 소리가 들렸다. 한동안 굳은 표정이던 이씨는 공식 행사가 끝나고 취재진이 빠져나가자 활짝 웃으며 테이블 사이로 다니며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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