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여론조사로 후보 결정, 쟁점은 방법과 시기

문재인 안철수

민주통합당 문재인·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여론조사로 후보를 정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양 측은 ''+α''는 이미 물 건너간 것으로 보고 여론조사의 방법과 실시 시기를 놓고 사활을 건 막판 협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양 측 협상단은 전날 서울 시내 모처에서 15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21일 오전 9시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날 협상에서도 첫번째 쟁점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여론조사 방법, 즉 ''어떻게 물을 것인가''에 모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문 후보 측은 ''적합도'' 방식의 여론조사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안 후보 측은 박근혜 후보와의 ''가상대결'' 조사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적합도'' 방식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지지층을 제외한 야권 지지층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문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가상대결'' 방식은 박근혜 후보 대 문재인 후보, 박근혜 후보 대 안철수 후보의 양자대결에서 누구의 지지율이 더 높은가를 보는 것이다.


야권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하는 ''적합도''와는 달리 투표권이 있는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중도층과 무당파에서 지지세가 강한 안 후보가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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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가상대결은 누가 봐도 안철수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며 "어느 한 후보에게 명백히 유리한 방식으로 하는 것은 좀 심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처럼 양 측이 팽팽히 맞서면서 문 후보 측은 "많이 양보했다"며 수정안을 제출했으나 안 후보 측이 가상대결 안을 완강히 고수하면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론조사 방법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여론조사 시기이다. 주중·주말 또는 주말·휴일에 따라 지지율에서 적지 않은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 후보 측은 4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지지율이 높을 것으로 보고 21일 TV토론 직후인 23∼24일에 실시하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 이에 비해 20·30대에서 지지율이 높은 안 후보 측은 주말과 휴일인 24∼25일에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시간표를 염두에 두고 문 후보 측은 24일에는 단일후보가 결정되야 한다고 진작에 말했고, 안 후보는 후보등록 마감인 26일을 단일화 시기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문 후보 측 관계자는 "여론조사로 해도 불리할 것은 없다"며 "다만 조사 방법과 시기가 문제이기 때문에 안 후보 측이 협상을 최대한 지연시킬 것이다"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 19일 협상에서 쟁점이 됐던 공론조사를 위한 배심원단 구성 등 여론조사와 함께 할 ''+α''는 전날 협상에서는 아예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결국 ''+α''는 자연스럽게 소멸되면서 여론조사가 유일한 대안으로 남게됐고, 양 측은 여론조사의 방법과 시기를 놓고 막판 힘겨루기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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