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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의 8개 눈은 거미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각기 고유한 역할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깡충거미는 대부분의 다른 거미와 마찬가지로 4쌍의 눈을 갖고 있으며 거미줄을 이용하기보다는 주로 사냥을 통해 먹잇감을 구하는 특징이 있다. 매사추세츠 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스카이 롱과 동료연구원은 이 거미에 대한 실험을 통해 거미가 갖고 있는 8개 눈의 용도를 일부 밝혀냈다.
그 결과 가장 중요한 가운데 눈 한 쌍은 사물의 세부 모양을 알아내는데 사용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양 측면에 있는 한 쌍은 어떤 것이 자기 쪽으로 접근할 때 스스로에게 위험을 경고하는데 이용되었다.
양 측면 눈으로 감지된 막연한 위험에 대한 반응은 사람이 얼굴로 야구공이 날아올 때 보이는 반응과 비교하면 이해하기 쉽다. 사람의 경우 야구공을 피하고, 공이 어떻게 생겼는지 한 쌍의 눈으로 모두 해결한다.
그러나 깡충거미는 측면의 눈으로 일단 공을 피하면서, 가운데 눈을 이용해 공의 생김새를 관찰하는 것이다. 즉 거미의 여러 개 눈 사이에 역할 분담이 존재하는 것이다. 깡충거미의 가운데 눈은 예민한 천연색의 시력을 갖고 있으며, 사람이 볼 수 없는 자외선도 불 수 있다.
머리의 양쪽 주위에 있는 두 번째 눈은 이번 연구를 통해 움직임을 포착하는데 사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운데 눈 바로 옆에 있는 전방 측면의 눈도 또한 어떤 세부 사항들을 보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롱과 동료 연구원이 흥미를 가졌던 눈은 바로 이 한 쌍의 눈이었다.
연구진은 야생 깡충거미를 잡아 이들의 눈을 녹색과 오렌지색 페인트로 칠해 보이지 않게 했다. 16마리는 가운데 눈에 페인트를 칠하고, 14 마리는 전방 측면의 눈에 페인트를 칠했으며, 나머지 16마리는 페인트 칠을 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실험 후 눈에 칠한 페인트를 벗겨 실험에 이용된 거미가 정상적으로 볼 수 있게 했다)
이들 거미들은 사방이 막혀 있고 휴대폰이 장착된 4각형의 실험장치 속에 넣어졌다. 휴대폰의 액정에는 검정색 점이 있어 거미들이 바라보면 연구진이 플레이 버튼을 조작해 검정색 점이 빠르게 커지거나, 작아지도록 했다. 마치 어떤 물체가 거미에게 다가가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한 것이다.
만약 거미가 검정색 점을 감지하면 두 개의 다리를 들어 올려 방어 자세를 취하면서 재빠르게 뒤로 물러날 것이다.
그러나 전방 측면의 눈에 페인트가 칠해진 거미는 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반면 가운데 눈에 페인트가 칠해진 거미는 모든 눈에 페인트가 칠해지지 않은 거미와 똑 같은 반응을 보였다.
이런 실험결과는 전방 측면 눈이 주변의 위험 동작을 감지해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곤충은 복합 렌즈를 갖고 영역에 따라 다른 기능을 하는 겹눈을 갖는 반면 거미는 각기 다른 기능의 독자적 눈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작은 동물들이 광범위한 시야를 갖기 위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진화해온 결과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17일 생물학 학술잡지인 바이올러지 레터스(Biology Letters)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