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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국보 교체가 일제 청산? 말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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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진행 김어준, 저녁 7시5분-9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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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오해 불러일으키지 마라!""국보 번호 체계를 아예 없애는 것도 검토 중"

국보 제1호 교체 논란과 관련,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지금의 국보 체계가 일제 잔재를 반영하고 있다는 감사원 입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라며, "문화재청에서도 감사원 감사와 상관 없이 이미 국보 체계 변화를 추진해 왔지만, 이것은 일제 잔재 청산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밝혔다.

유홍준 청장은 11월 8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진행 김어준, 저녁 7시5분-9시) 인터뷰에서, "감사원 지적이나 권고와 상관없이 문화재청 국보심의분과위원회에서 이미 검토해왔다"고 밝힌 뒤, "그것은 단지 지금의 숭례문이 국보 1호의 대표성과 상징성을 갖고 있지 않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며, 일제 잔재 청산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며, 국보 1호와 관련된 역사 논쟁에 선을 그었다.

유 청장은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국보 체계가 정해진 것이 1962년인데, 이게 어떻게 일제 잔재냐"며 "감사원은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말라"고 감사원의 판단을 문제삼은 뒤, "그렇게 따지면 지금 우리 것 중에 일본 흉내 안 낸 것, 일제 잔재 아닌 것이 뭐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유 청장은 지금 국보 체계의 문제에 대해 "1962년 당시의 문제라면, 국보와 보물에 대한 전문성이 약해 제대로 된 분류가 이뤄지지 못한 점, 그리고 일반 대중들이 국보에 지정된 번호 체계가 국보의 가치 순위와 무관함에도 국보 1호에 상징성을 부여하리라는 것을 미리 고려하지 못한 점이었다"며, "이 한계를 고치는 것이 본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문제를 고치는 방법은 국보 1호만 교체하는 방법도 있고, 국보의 번호 체계 자체를 없애는 방법도 있다"며, "국보 번호 체계 자체를 없애는 것이 국제 표준에 맞다는 점에서 이것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면서, "둘 중에 어떤 방법이 더 좋은지 개인적인 생각을 갖고는 있지만 여기서 밝히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만약 국보 1호를 교체할 경우에는 무엇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겠느냐는 물음에, "개인적으로 훈민정음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훈민정음은 유네스코에서 문화유산이 아닌 기록유산으로 등록돼 있기 때문에, 우리가 훈민정음을 국보의 대표로 놓으려면 우리의 문화재 정의를 유네스코 표준에 맞춰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답했다.



<=========== 이하 방송 내용 전문 ===========>

◎ 사회/김어준>
감사원 권고는 "국보 1호만 교체하라"는 겁니까?

◑ 유홍준 청장>
감사원이 우리 문화재청에 요구한 게 아무 것도 없어요. 저도 신문 보고 알게 됐습니다.

◎ 사회/김어준>
그럼 왜 이런 기사가 났을까요?

◑ 유홍준 청장>
오비이락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재청에서 지난 3월에 국보 분과 심의위원회를 발족시켰어요. 그래서 9월이 이미 국보와 보물을 재조정하는 회의를 한 번 했습니다.

◎ 사회/김어준>
그건 감사원 내 문제제기와 상관없는 건가요?

◑ 유홍준 청장>
상관없습니다. 근데 감사원은 우리가 그런 얘기를 하는 줄 몰랐는지 이번 정책감사에서 이 문제를 하겠다는 내용의 신문기사를 보고 당혹스러웠습니다. 감사원의 지적도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니까, 아무튼 이건 저희가 하는 일이니까 저희 스케줄대로 계속 할 건데요. 갑자기 이렇게 나오는 바람에 12월에 예정된 회의를 당겨서 할 수 밖에 없게 됐네요.

◎ 사회/김어준>
문화재청은 문화재청 나름대로 국보 지정 체계에 대해 논의 중이었고, 감사원은 감사원대로 얘기가 나온 거군요?

◑ 유홍준 청장>
예.

◎ 사회/김어준>
그런데 감사원에서 "숭례문이 국보 제 1호로 지정된 것이 일제의 잔재와 관련있다"고 얘기했다는데요?

◑ 유홍준 청장>
감사원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고, 신문에서 그렇게 썼어요. 국보 제 1호를 지정한 게 1962년인데 그게 어떻게 일제시대에요, 1962년이. 제가 신문기사를 보고 "이런 걸 오보라고 해야 하나, 왜 이런 걸 끌어들여서 일을 미묘하게 만드는지..." 이런 생각을 했어요.

◎ 사회/김어준>
신문보도를 그대로 읽어보자면 "감사원의 사회복지감사국의 한 과장이 국보 지정 체계 자체가 일제 강점기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어서 전문가 의견을 들어 이를 재검토할 방침이다" 이렇게 보도됐거든요.

◑ 유홍준 청장>
그건 감사원 의견이구요. 1962년 문화재 보호법에 의해 지정된 겁니다.

◎ 사회/김어준>
국보 지정 체계가 일제 강점기를 답습했다는 얘기 같은데요?

◑ 유홍준 청장>
그렇게 따지자면 우리 사회 제도 중에 일본 게 한,두 가지겠습니까. 근데 이건 그것과 관계없구요.

◎ 사회/김어준>
그럼 문화재청에서 다시 하려는 이유는 뭐죠?

◑ 유홍준 청장>
지금 같으면 보물로 되기 힘든 건데 국보로 돼있다든지 하는 게 있어요. 왜냐면 그 당시엔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등급으로 국보와 보물을 나눠놨는데, 지금 와서 보니까 기준이 흔들려서 이걸 재조정하는 거죠. 근데 이게 엄청난 작업입니다. 한,두 해에 끝날 수 있는 게 아니라 문화심의위원회에 국보심의분과를 별도로 둬서 체계적으로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보 1호는 상징성과 관련없이 일련번호"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국민들이 이해를 못해요. 이해를 했다가도 듣지 못한 사람도 있고, 또 감사원도 그런 입장에서 얘길하고 있지 않습니까. 1이라는 숫자가 갖는 상징성 때문에 항상 오해를 불러일으킵니다. 이에 대한 해결방법은 두가지가 있습니다. 일단 일본, 중국, 프랑스 식인데요. 번호를 다 없애고 관리번호만 주는 거죠. 문화재청에서만 고유번호를 갖고, 안내판에는 국보나 보물이라는 것만 쓰는 겁니다. 1이 갖는 상징성 때문에 국보 1호를 훈민정음으로 바꾸자고 하는데, 그걸로 바꾼다고 했을 땐 "그럼 2호, 3호는 뭐냐"는 문제가 생길 수 있구요, "보물도 있고 사적도 있는데 이건 어떻게 할 것이냐" 등등 이런 어려운 문제가 많아서 국보심의분과 위원들 사이에서도 여러 의견이 있습니다. 그걸 체계적으로 할 건데, 갑자기 감사원의 어떤 서류가 언론에 나오면서 마치 이런 스케줄에 의해 한 것처럼 오해를 증폭시키게 됐습니다. 이에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12월로 예정된 국보심의분과 위원회 회의를 다음 월요일로 당겼습니다.

◎ 사회/김어준>
국보심의분과 위원회에서 논의된 내용은 국보 1호만 교체하는 건가요?

◑ 유홍준 청장>
그렇진 않구요. 그런 의견도 하나의 안건으로 올릴 겁니다.

◎ 사회/김어준>
그럼 전혀 논의된 바가 없군요?

◑ 유홍준 청장>
네.

◎ 사회/김어준>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유홍준 청장>
이 자리에서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긴 어렵구요. 이에 대한 결정권은 국보심의분과 위원회가 갖고 있습니다. ''번호체계를 없애는 안''과 ''1호만 바꾸는 안'', 둘 중 하나를 올릴 예정입니다. 전체를 다 바꾸는 것도 한번 하긴 해야 하지만, 번호체계를 전부 바꾸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구요, 번호를 없애는 건 하나의 방법이고 국제적인 추세니까 감안할 수 있습니다. 국보 1호라고 불러왔던 오랜 관습에 따라 1호만 바꾸는 것도 심도있게 논의할 것입니다.

◎ 사회/김어준>
앞으로의 절차는?

◑ 유홍준 청장>
11월 14일에 열리는 국보심의분과 회의에서 이 안건이 상정되어 논의될 것이구요. 그 과정에서 여론 수렴도 할 것입니다. 1996년에 이 문제가 한 번 제기됐다가 아까 말씀 드린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결국 부결됐는데요. 그랬으면 그걸로 끝나야 하는데, 10년이 지나자 예전 일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고 "왜 1호가 숭례문이냐"하고 자꾸 따집니다. 그리고 숭례문이 국보로서 손색있는 것도 아닙니다. 숭례문도 우리 국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국보에 대해 아무 상식이 없는 사람들이 "저게 우리나라 국보 제 1호래"라고 말하는 데서 문제가 생기는 거죠. 그렇다고 해서 국민들에게 "국보 제 1호는 상징성과 관련 없습니다"라고 매일 얘기할 수도 없잖아요.

◎ 사회/김어준>
대중적으로는 국보 제 1호가 가장 상징적으로 받아들여지는데, 상징적인 가치가 가장 크다고는 말할 수 없나요?

◑ 유홍준 청장>
없지요. 그렇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거죠. 그건 일련번호, 일찍 지정됐다는 것 뿐입니다.

◎ 사회/김어준>
만약 상징적으로 국보 제 1호가 될 만한 것이 있다면?

◑ 유홍준 청장>
1996년에 여론조사 할 때 압도적으로 많이 나온 게 훈민정음입니다. 개인적으로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또 거기엔 문화재청장으로서 난감한 문제가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위원회에서는 문화유산, 기록유산, 무형유산, 이렇게 3가지로 나누거든요. 거기서 훈민정음은 문화유산이 아니라 기록유산으로 지정했어요. 문화재란 개념은 문화유산보다는 작은 개념인데요. 우리의 문화재는 문화유산과 기록유산을 포함해야 한다는 문제가 생겨요. 훈민정음의 가치는 책 자체가 가지고 있는 서지학적 가치가 아니고, 그 책에 쓰여진 내용과 실제잖아요. 유네스코에선 문화유산이 아닌 기록유산으로 지정했단 말이에요. 그런 국제적인 판단과 우리와의 체계를 맞추는 건 앞으로 저희가 해야할 일입니다.

▶진행:김어준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월~토 오후 7시~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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