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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헌병이 지난 7일 저녁 시민 3명을 수갑을 채워 연행한 사건과 관련해, 당시 출동한 경찰이 연행된 시민을 즉시 인계받지 않은 채 150여 미터 가량 미군 헌병을 따라간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헌병대원 3명이 로데오 거리에 세워진 양모(35)씨의 차량에 이동 주차를 요구하며 실랑이를 벌이다 양 씨에게 수갑을 채운 것은 이날 저녁 8시 35분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4명은 4분 뒤인 8시 39분에 현장에 도착했다. 그리고 경찰이 미군에게서 양 씨 등의 신병을 인도받은 시각은 저녁 9시 1분쯤. 현장 도착으로부터 신병인도까지 20여 분쯤 걸렸다.
그러나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르면 미군 헌병이 안전상 위해를 느껴 우리 국민을 연행하더라도, 한국 경찰이 요구하면 즉시 인계해야 한다.
경찰이 미군에게 즉시 시민을 인계하도록 요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군 헌병을 150여 미터나 따라간 뒤 인계를 받은 사실이 밝혀지자, 경찰이 미온적으로 대응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대해 경찰청 외사국은 비공식 브리핑을 통해, "당시 시민 3,40여명이 미군 헌병들을 둘러싸고 항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곧바로 수갑을 풀어줄 경우 다시 몸싸움이나 시비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현장 경찰관이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이 미군 통역관을 통해 시민들을 진정시키고 현장에서 좀 떨어진 곳에서 수갑을 풀어달라고 미 헌병들에게 요청했다는 것이다.
외사국 관계자는 "현장 경찰관이 당시 상황을 판단해 처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세한 경위는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 미군 헌병이 경찰관의 요구에도 시민들을 즉시 인도하지 않은 이유를 조사해, 위법사실이 드러날 경우 형법상 체포죄로 입건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