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가 지속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신규투자를 철회하고 자금조달 계획을 연기하는 등 방어 모드로 돌아섰다.
유럽 위기의 부정적인 영향이 영업활동과 자금조달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일단은 몸을 낮추고 하반기 이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SK네트웍스는 최근 계열사와 공동으로 3600억 원 규모의 호주 석탄개발 전문회사 코카투를 인수하려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이사회에서 투자심사에서 우선순위가 아니라며 인수계획안을 부결시켰기 때문이다.
특히 한때 미래 유망사업으로 주목받던 태양광 산업은 최대 수요국인 유럽이 위기에 빠지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태양광 산업 침체로 핵심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값이 1년 반 만에 절반으로 떨어지자, 신규사업 투자가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OCI는 최근 새만금 산업단지에 짓기로 했던 폴리실리콘 공장투자를 잠정 보류했다.
2015년까지 안성시에 2조원을 투자해 태양광 전지 공장을 짓기로 했던 KCC도 최근 2,3단계 공장 건립을 유보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태양광 장비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올해 1분기 태양광장비 관련 매출은 3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1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증시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유로존 금융위기 등으로 국내 주식시장 상황이 나빠지자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 김창배 박사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상, 유럽 경제 불안은 우리 경제의 부정적인 영향을 계속 미치면서 하반기 성장률도 낮추는 결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하반기의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삼성과 현대 등 국내 대기업들조차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당분간 기업들의 신규투자가 축소되거나 감산으로 이어지면서 침체의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