ㅁㄴㅇ
소득과 지역에 따른 학생들의 ''영어 격차''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영어 격차는 취업 때 굴레가 되고도 있다.
KDI(한국개발연구원) 김희삼 연구위원이 4일 내놓은 ''영어교육 투자의 형평성과 효율성'' 보고서에 따르면, 영어 사교육 참여율의 경우 월 소득 100만원 이하 가구의 학생은 20%이지만 500만원 이상 가구 학생은 70% 수준이다.
처음으로 영어 사교육에 참여한 시기를 두고는 지역별 격차가 두드러진다.
서울 강남권은 절반의 학생이 초등학교 입학 전에 영어 사교육을 받기 시작했고, 비강남권은 40%의 학생이 3학년 이후에야 사교육을 받았다.
사교육을 받은 적 없다는 초등학생은 강남권에서 단 한 사람도 없었고, 비강남권에서 그 비율은 13.6%였다.
영어 학습시간에 있어서도 하루 2시간 이상 공부한다는 초등학생들 비율은 강남권에서 70% 이상이지만 비강남권에서는 20%에 그쳤다.
강남권에서 하루 4시간 이상을 영어 공부에 투자한다는 초등학생 비율도 20%에 육박했다.
서울과 수도권의 초등학생 238명을 대상으로 2009년 3월 벌인 설문조사 결과다.
영어 능력 면에서도 계층간 지역간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 김희삼 위원은 "소득에 따른 수능성적 차이는 수학 국어보다 영어에서 두드러지고 대졸 청년층의 토익점수에서도 부모의 교육 및 소득 수준, 대학 소재지 등에 따라 체계적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영어 격차에 따른 압박은 취업 단계에까지 이어진다.
영어 능력 향상을 위해 다른 분야에서의 희생까지 감수하는 것으로, 대학생의 68.8%(공학계열은 72.4%)는 영어 공부에 대한 부담으로 다른 공부나 활동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이를 반영하듯 대학생들은 채용의 3대 기준을 영어능력-출신대학-업무관련 경험 순으로 꼽았지만, 정작 기업들은 인성적성-전공학과-영어능력 순으로 꼽아 구인·구직자 사이 인식차가 드러나기도 했다.
또 영어에 대한 투자가 많고 그 능력도 높은 경영 사무 관련 직종은 오히려 영어의 업무 활용 빈도가 낮고, 이공·의약 계열은 업무상 필요한 정도에 비해 영어 능력이 떨어지고 투자가 부족한 불일치도 나타났다.
김희삼 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기업은 요구하는 인재상에 대한 구체적 시그널을 제공해 대학의 교육과 학생의 취업 준비를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실무역량 쪽으로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영어교육 투자의 형평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초·중등학교, 대학, 기업, 정부 각 부문의 합리적이고도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