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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청탁''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경찰이 청탁을 받았다고 진술한 박은정 검사와 청탁은 없었다는 김재호 판사를 같은 날 소환하는 초강경 카드를 꺼내들었다.
진술이 엇갈리는 두 사람을 불러 조사한 뒤 필요할 경우 사상 초유의 판·검사 간 대질신문도 벌이겠다는 복안이지만 당사자들이 출석에 응할지부터가 불확실해 대질신문이 이루어 질지는 미지수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박은정 검사에 대해 오는 20일 경찰에 나오라고 소환을 통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 검사의 경우 보충조사가 반드시 필요한데 서면질의서에도 답변하지 않아 소환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15일 오전 10시까지 경찰에 나와 달라는 1차 출석 요구에 불응한 나경원 전 의원의 남편 김재호 판사에 대해서도 역시 20일 나오라고 2차 출석 요구서를 보냈다. 김 판사도 1차 출석 요구에 불응한데다 접촉도 기피하고 있어 2차 요구서를 발송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김 판사 자문 변호인은 15일 경찰에 나와 김 판사가 출석하기 어려운 이유를 소명하고, 변호사 선임계도 제출하겠다고 전해 왔지만, 아무 연락 없이 대리인만 보내 변호사 선임계만 제출했다.
경찰은 두 사람이 출석하면 조사를 해보고 ''필요할 경우'' 대질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단계에서는 청탁이 있었다는 박 검사와 청탁이 없었다는 김 판사의 주장이 상충되는 만큼 판·검사 간의 역사적인 대질 조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1차 출석 요구에 불응했던 김 판사가 2차 조사에 응할지 미지수이고, 서면질의서에 답변조차 하지 않았던 박 검사가 ''지휘 대상''인 경찰에 나올 가능성도 희박해 두 사람이 경찰에서 얼굴을 마주할 가능성 또한 낮아 보인다.
하지만 ''기소청탁''과 ''검사고소'' 문제로 검찰과 갈등을 겪고 있는 경찰로서는 힘있는 판·검사들을 상대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내부 결속도 다지고, 여론도 경찰에 우호적으로 돌릴 수 있어 나쁘지 않은 카드라고 할 수 있다.
경찰은 모든 법적 쟁송의 원인 제공자이자 당사자인 나경원 전 의원도 피고소인 신분으로 소환하기로 했다. 소환 날짜는 박은정 검사와 김재호 판사 소환 예정 다음 날인 21일다.
경찰은 나 전 의원을 상대로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직전에 기소청탁 의혹을 제기한 나꼼수 폭로에 대응해 청탁은 없었다는 취지의 언론 브리핑을 하도록 선대위 관계자를 사주하거나 공모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또 지난 1일 기자회견을 열어 남편인 김재호 판사가 기소청탁을 하지 않았다고 밝힌 근거 등도 물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은정 검사 후임 최영운 검사의 서면 답변서는 15일 오전에 경찰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검사는 A4 용지 7장 분량의 답변서에서 기존의 언론 인터뷰대로 ''기소청탁에 대해 기억이 없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 검사의 경우 추가 조사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편 나경원 후보의 1억 피부클리닉 출입 관련 기사와 관련해 기자 4명과 민주통합당 우상호 전 의원·이용섭 의원에 대한 고발 사건에 대해서는 모두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은 ''연간 회비 1억 원'' 부분은 원장이 시사인 기자들과 상담 과정에서 발언한 내용 등으로 보아 피의자들이 허위 사실을 공표한다는 인식을 못 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나 후보 측이 박원순 후보 대변인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 이용섭 의원 등을 상대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서도 "허위사실 공표 또는 후보자 비방 목적"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나경원 후보 측에서 제기한 5건의 고발 사건 가운데 지금까지 검찰에 송치된 4건의 고발건에 대해 경찰은 모두 ''혐의 없음'' 결론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