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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새해의 주요 국정목표를 물가관리에 두기로 하고 밀착관리에 나서자 식음료 유통업체들이 사전고지 없이 기습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꼼수를 쓰고 있다. 특히, 분유와 햄버거 등 소비자 체감지수가 높은 품목의 가격인상이 잇따라 정부의 물가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10월 자사의 모든 분유 제품 리뉴얼을 하며 임페리얼 드림XO, 아이엠마더, 아기사랑수 등 분유 제품 라인업에 대해 6%~9%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대형마트에는 12월 본격 출시됐다. 기존 분유제품 대비 2000원 이상 인상된 것으로, 임페리얼XO 3단계는 2100원가량, 아임마더 3단계는 2400원 가량이 올랐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은 "새로운 원료 설계를 기반으로 한 신제품 출시"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꼼수 가격인상이란 지적도 없지 않다.
일동후디스는 1일부터 ''산양분유'' 가격을 낱개는 평균 5.8%, 세 개짜리 묶음상품은 6.8% 각각 인상했다.
맥도날드는 이달 1일 아침메뉴와 런치세트 등 일부 품목에 대한 가격 인상을 예고없이 단행했다. 아침메뉴인 소시지 에그맥머핀세트와 베이컨에그맥머핀세트를 각각 200원 올린 3200원으로, 런치세트인 불고기버거세트는 3200원에서 3400원으로 200원 인상했다.
쿼퍼파운더치즈버거세트와 베이컨토마토디럭스세트는 4700원과 4900원으로 200원씩 인상했다. 맥도날드측은 "원자재와 식표품 가격 상승으로 인해 일부 제품의 가격을 올렸다"며 예고없이 가격을 올린데 대해서는 "가격인상을 사전 공지해야 한다는 업무규정이 없다"고 밝혔다.
버거킹과 KFC를 운영하는 SRS코리아는 지난해 12월 14일자로 3300원이던 와퍼주니어를 3500원으로 인상하는 등 버거킹 햄버거 10종의 가격을 평균 4.7% 가량 올렸다. 이 역시 기습인상이었다.
국내 기업들은 정부의 고강도 물가관리 의지에 눌려 눈치를 보느라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지만 SPC그룹이 27일자로 던킨도너츠의 커피가격을 평균 9.8%인상했다.
롯데칠성과 서울우유, 풀무원 등 지난해 가격을 올리려다 올리지 못한 식음료 업체가 다수여서 일부 업체들의 기습적인 가격인상이 업계의 도미노로 이어질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가상승과 공공요금 인상요인도 물가관리의 부정적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서울시는 이미 버스와 지하철의 요금인상을 예고한 바 있고 상하수도 요금 역시 인상요인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은 종목이다.
여기에다 불안한 중동정세의 여파로 1일부터 가정용 프로판과 자동차용 부탄가스의 가격이 지난달 대비 리터당 90원과 83원 인상되는 등 새해 벽두부터 물가상승 압박이 가중되고 있어 물가당국의 시름을 깊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