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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치 전면에 등장하면서 당 안팎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 당을 책임지는 유력한 대권주자인 만큼 공세는 더욱 격렬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이명박정부 실세 용퇴론''이 불거진 뒤 박근혜 위원장을 겨냥한 구주류의 반발과 저항이 만만치 않다. 표면적으로는 비대위를 겨냥하고 있지만 그 정점에 박 위원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구주류 사이의 본격적인 권력투쟁이 시작됐다고 봐도 지나치지 않다.
관전 포인트는 김종인·이상돈 비대위원의 퇴진을 둘러싼 힘겨루기이다. 구주류는 이들의 부패 전력과 안보관을 문제삼아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김종인 위원은 지난 1993년 동화은행으로부터 2억1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았다. 구주류에게도 퇴진을 주장할 뚜렷한 명분이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구주류는 지난달 31일 의원총회에서 이들의 사퇴를 요구한데 이어 오는 9일 연석회의에서 사퇴 의사를 밝힐 것을 거듭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장제원 의원은 2일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인물인데 우리가 청와대의 회전문 인사를 비판하면서 김 비대위원은 왜 보호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박근혜 위원장은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으나 사퇴 요구가 조직적으로 확산될 경우 쇄신은 커녕 걷잡을 수 없는 당 내분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이준석 비대위원은 지난달 30일 전직 대통령의 딸로서 "박 위원장에게 넘어야 할 것들이 있지 않느냐"며 불 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가 전면에 나서자 민주통합당도 본격적인 박근혜 때리기에 나섰다.
민주통합당은 부자증세에 반대했다며 박 위원장을 ''부자공주''라고 몰아부쳤다. "버핏세 도입에 반대했다"며 "박 위원장의 보수 본색이 분명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통합당의 이같은 지적은 ''수첩공주''에서 ''부자공주''로 과녁을 바꾸면서 박 위원장의 귀족성을 드러내 보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통합당은 또 "박 위원장이 유독 이명박 대통령 측근 비리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며 박 위원장이 현 정부와 다르지 않다는 점을 부각하려 했다.
박 위원장은 그동안 당 안팎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일이 별로 없었다. 현안에 대한 개입을 최대한 자제하는 등 외부 노출을 극도로 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력 대선주자로서 사실상 당을 접수한 만큼 야당은 물론이고 노선을 달리 하는 여당 내부로부터의 공격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내전이 더 격렬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구주류 사이의 갈등이 확대될 경우 박 위원장이 입게 될 상처는 결코 가볍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