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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조원 규모의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을 짜기가 쉽지 않다.
일단 다음달 10일까지 시의회에 예산안을 제출해야 하는데다 가용할 수 있는 예산도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경직성비와 인건비, 계속사업비 등을 제외하고 신규 사업예산은 5천억 원을 채 넘지 않아 박 시장이 공약한 사항을 추진하려면 ''윗돌 빼서 아랫돌을 막아야 할'' 형편이어서 고민이 깊다. 각 부서에서도 박 시장의 공약을 나눠 내년도 예산에 반영이 가능한지를 검토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가장 바쁜 곳은 소통과 서민복지, 그리고 사업 축소가 불가피한 전시.토목관련 부서다.
우선 임기 중 25조5천억원의 재정부채를 18조원으로, 약 7조원 이상 감축해야 하는 기획조정실의 경우 부채를 매년 10%씩 감축해야 한다.
서울시 예산 가운데 2014년까지 복지분야 비율을 30%로 늘리겠다는 박 시장의 공약의 경우 올해는 21.4%, 2조원이 더 투입돼야 한다.
여기에 186억원이 필요한 시립대 반값등록금, 동별로 2개 이상 설립하겠다는 국.공립 민간 어린이집도 내년에만 900억원 이상 필요하다.
반면 전시성 사업부서로 지목된 곳들은 박 시장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했는데 공정률이 90%를 훌쩍 넘은 곳이이 많아 어떤 사업, 어떤 예산을 줄여야 할지 고민이다.
현재 지난 2006년부터 추진되고 있는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경우 33개 사업(사업비 5천488억원) 중 26건은 이미 완료됐고, 5건은 추진중이며 2건은 취소되거나 장기검토 중이다.
추진중인 사업도 논란이 된 양화구조 개선공사는 8월말 현재 공정률 73%, 지천 생태복원은 98% 등 사업이 너무 많이 진척돼 있다.
장기전세와 공공 임대주택, 원룸텔, 희망하우징 등 임기중 8만호를 건설해야 하는 주택본부도 인력과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새판 짜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박원순 시장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예산이 충분하지 않은데다 짧은 시간안에 예산안을 짜야 해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예산안 제출시한을 열흘 가량 남겨놓고 시 간부들과 도시락을 시켜 먹으면서까지 예산짜기에 골몰해 있는 박시장이 어떤 솔로몬의 지혜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