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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맨, 왜 ''섹스 스캔들''로 무덤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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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5-2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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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최음제… ''''神이 된 착각''''에 금지된 불장난

ㄴㄴㄴ

 

그는 정치적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는 중이었다. 한 달 뒤쯤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발표하고, 당내 경선유세를 시작하는 등 그의 정치 스케줄은 빈틈없이 짜여져 있었다.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해 온 만큼, 지금까지의 분위기를 2012년까지 유지할 수만 있다면 당선은 분명해 보였다. 포르셰 자동차와 고급 샴페인을 즐기고, 여행때는 하루 숙박비 3000달러짜리 호텔 펜트하우스에 묵는 등 호사스러운 삶은 영원히 이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모든 것은 어느 토요일 오후 뜻하지 않게 무너져 내렸다. 호텔 청소원을 성폭행하려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고, 하룻밤 사이에 악명 높은 교도소의 좁은 감방에 갇혀 최고 25년형을 선고할지도 모르는 재판을 기다리는 신세로 전락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62)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호텔 여종업원 성폭행 미수사건의 파장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성폭행 혐의의 유무죄 여부를 가리기 앞서, 전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했던 스트로스칸이 미국에서 늙은 성범죄 용의자 취급을 당하고 있는 데 대해 프랑스는 물론 세계 각국이 충격받고 있다.

미국 언론은 아널드 슈워제네거(64) 전 캘리포니아주지사가 가정부와 사이에 10살 난 혼외자식을 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자 뜨거운 속보경쟁을 벌이고 있다. 슈워제네거는 주지사 임기를 마치고 영화계에 복귀할 예정이기 때문에 정치적 타격은 입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캘리포니아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가장 지명도가 높은 공화당 정치인이란 점에서 이번 스캔들이 그의 향후 행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파워맨''''들은 무엇 때문에 ''''위험한 섹스''''에 자신의 화려한 경력을 거는 것일까. 정치적 자살행위란 것을 알면서도, 상식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충동적 행동을 저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르윈스키 추문''''부터 스트로스칸의 성폭행 기도 범죄까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부터 모셰 카차브 전 이스라엘 대통령의 성폭행 사건까지 권력과 성(性)의 함수관계를 알아본다.

◈ 권력은 유혹이다 =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권력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성이 있었다.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아메리칸대의 제임스 월스턴 교수는 최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권력은 곧 최음제''''라면서 ''''한쪽 분야에서의 파워는 또 다른 쪽의 파워로 이어진다''''며 권력자의 성적 파워를 지적했다. 권력의 정점에서 무소불위의 힘을 갖게 되다 보면 마치 법을 초월한 존재 같은 착각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보스턴대의 톰 피들러 교수는 미 공영방송 NPR와 인터뷰에서 ''''권력을 가지고 있으면 (성적 일탈) 기회가 늘어나는 게 사실''''이라면서 ''''보통사람들은 할 수 없는 것을 자신만은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빠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피들러는 기자시절인 1987년 민주당 대선주자였던 게리 하트 상원의원의 혼외정사 스캔들을 터트려 그를 낙마시킨 주인공이다.

권력의 달콤함에 따져 법적 판단력을 잃어버린 대표적인 권력자는 베를루스코니(74) 총리다. 미성년자 성매수 혐의로 밀라노 검찰에 의해 기소된 그는 ''''나는 너무나 매력이 넘치는 사람이기 때문에 돈을 주고 성을 살 이유가 없다''''며 혐의를 일절 부인하고 있는 중이다.

2008년 성매매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뉴욕주지사 직을 물러난 엘리엇 스피처(52) 역시 권력의 유혹에 넘어간 케이스이다. 뉴욕주 검찰총장 재직시 서릿발같은 법 집행과 남다른 추진력으로 ''''미스터 클린'''' ''''저승사자''''란 별명으로 불렸던 그는 대중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주지사로 선출되면서, 민주당의 떠오르는 스타 정치인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어이없게도 불법인 고급 성매매 클럽의 주요 고객이란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의 정치인생도 끝났다.

◈ 자기도취증과 자만심 = 권력을 가진 자가 모두 성적으로 문란한 것은 아니다. 그 중에서는 자기도취증, 자기중심주의가 강한 권력자가 유혹에 취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뉴욕 아델피대의 심리학자 게리 조지프스 교수는 18일 타임지와 인터뷰에서 권력자의 성적 일탈을 ''''자기도취층(나르시시즘), 마키아벨리즘, 정신질환의 결합''''으로 분석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 같은 측면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그 정도가 심할 경우 폭력적인 행동으로 돌출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대선유세 도중 성추문으로 사퇴한 존 에드워드(58) 전 상원의원은 2008년 TV 인터뷰에서 ''''자기중심주의, 자만심, 자기도취증에 빠져 나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졌다''''라고 고백한 적이 있다. 말기암에 시달리던 아내 엘리자베스의 만류를 뿌리치고 대선에 출마했던 그는 유세과정에서 알게 된 비디오 촬영기사와 관계를 맺어 아들까지 낳은 사실이 폭로돼 ''''막장 남편''''이란 비난을 받았다.

백악관 집무실 옆 도서실에서 인턴사원 모니카 르윈스키와 성관계를 했던 빌 클린턴(65) 전 대통령 역시 강한 자기도취증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스트로스칸이 지난 2008년 리베라시옹지와 인터뷰 중 6년 전 저지른 여기자 성폭행 사건이 언급되자, ''''나는 여자를 좋아한다, 그래서 어쨌단 말인가''''라고 맞받아친 것도 자기도취적 사고를 드러낸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템플대 심리학과의 프랭크 팔리 교수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성공한 정치인은 모험을 과감하게 시도하는 경향(리스크 테이킹)이 있는데, 빌 클린턴과 스트로스칸이 전형적인 케이스''''라고 지적했다. 클린턴의 경우 불우했던 성장과정이 일종의 성적 보상심리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도 있다.

◈ 성추문과 성폭행의 차이 = 스트로스칸은 단순한 추문이 아니라 중범죄인 성폭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극적인 정치적 몰락으로 꼽히고 있다. 추문에 휘말렸던 정치인들 대부분이 공직을 떠나는 수준으로 파장을 마무리한 반면, 스트로스칸은 장기간에 걸쳐 재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카차브 전 대통령은 부하 여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 3월 7년형을 받고 수감 중이다.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전 부총리는 수년째 동성애 혐의에 대한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다. 스트로스칸에게 과연 그 같은 행운이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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