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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농업과 민주주의 학습의 장으로" 봉하마을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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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거 2주기 앞두고 추모객 늘어…묘역 주변 녹지화 등 추모생태 공원 조성 계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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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주기를 앞두고 노 전 대통령의 고향, 김해 봉하마을이 변화를 시작하고 있다. 마을의 외양은 물론, 봉하마을이 품고 있는 상징성에도 여러 가지 변화와 고민이 진행되고 있다.

19일 노 전 대통령 서거 2주기를 앞두고 노 대통령의 고향 봉하마을에는 추모객들이 부쩍 늘고 있다.

평소에도 꾸준히 관람객들이 찾는 편이지만, 서거일이 다가오면서 평일에도 관광버스가 쉴새없이 오갈 정도로 많은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김해시는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봉하마을 방문객 수는 68만 8천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만 5천 명보다 약 4배 정도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4월에만 41만 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 추모의 집, 두 번째 ''대통령의 길''로 새단장

관람객들은 노 전 대통령의 묘역과 생가 외에 새로 생긴 공간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재개관한 추모의 집에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고인의 옷가지와 모자 등 개인물품과 사진이 전시돼 있고, 노 전 대통령의 영상자료와 일대기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은 "시민들이 대통령과 노사모와 관련된 유품과 자료들을 자발적으로 기증해 1천여 점 이상이 진영문화센터 내에 임시로 보관되고 있다"고 말했다.

추모의 집 앞에는 노 대통령이 생전에 아주 좋아했던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를 모토로 한 시민참여행사인 ''담쟁이 잎을 달아요''가 마련돼 눈길을 끌고 있으며, 노 대통령의 대형 걸개그림도 있어 많은 관람객들이 사진을 찍어 가는 공간이 되고 있다.

또, 추모의 집 로비에서는 21일 임옥상 교수가 제작해 기증하는 조각 작품 ''대지의 아들 노무현''이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가로 5m, 폭 1.2m, 높이 2m의 이 작품은 땅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흉상이 하나된 모습으로, 제작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에는 화포천을 중심으로 한 두 번째 대통령의 길도 개장했다.

노 전 대통령이 귀향한 뒤 자주 산책을 했던 곳인 화포천 습지길은 대통령 묘역을 출발해 북제방길과 본산배수장, 화포천 광장, 청보리밭, 생태 연못을 거쳐 다시 묘역으로 돌아오는 5.7㎞ 코스로, 봉하마을의 또다른 관람코스가 되고 있다.

부산에서 온 최필태(45) 씨는 "이번에 처음 와 봤는데, 가까운 데 사니까 더 못 오게 되는 것 같다"며 "연못을 따라 길을 걸어봤는데, 깔끔하게 단장된 길도 좋았고, 노 대통령이 걸었던 길이라 하니, 더 의미가 있고, 정감이 간다"고 말했다.

노무현 재단과 김해시는 2014년까지 묘역 주변을 녹지화하는 등 추모생태 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대통령 사저는 권양숙 여사의 거처가 마련되면 계획대로 기념관으로 전환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마을 입구에서 묘역까지 늘어서 있는 상점들도 정비하고, 내년부터는 마을장터를 공동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현재 묘역 주변 공터 등의 매입작업이 마무리됐고, 6월 말 봉하마을 장기 발전 마스터플랜에 대한 용역 결과가 나오고 나면, 구체적인 밑그림이 그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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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환경생태농업 도전, 노통의 ''살기 좋은 농촌'' 실천

이와 함께, 마을 앞 들녘에서는 농사철을 맞아 영농법인 봉하마을 직원들과 마을주민들이 농사 준비로 바쁜 모습이다.

영농법인 봉하마을 방앗간에는 이들이 직접 생산한 친환경 농산물을 상품화하는 과정이 쉴새없이 진행되고 있다.

이들은 노 전 대통령의 퇴임 이후 활동 중 또 하나의 핵심 구상이었던 잘사는 농촌의 모델을 만들기 위해 친환경 생태농업에 도전했다.

김종호 영농법인 봉하마을 대표는 "봉하쌀은 물론, 쌀로 만든 누룽지와 조청, 인절미, 엿 등 다양한 쌀가공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며 "이같은 농산물들은 모두 친환경 생태농업으로 수확돼 믿을 수 있는 먹거리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는 밭작물 재배나 막걸리공장과 김치공장 운영 등으로 사업영역을 더욱 확장해 다양한 농산물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며, 유통과정에도 중간 과정을 없애기로 하는 등 유통과 판매에도 신경을 쓸 예정이다.

김 대표는 "살기좋은 농촌, 사람들이 돌아오는 농촌을 만드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꿈이었고, 노 대통령의 꿈을 실현시켜 나가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길이라고 믿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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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주기 추도식 ''슬픔과 애도'' 넘어 ''희망과 다짐''으로

추모제 준비도 한창이다. 마을 인근 청소는 물론, 추도식이 열릴 공간에서는 흙다짐 공사가 시작됐고, 묘역 앞 연못에는 자갈 세척작업도 진행되는 등 새단장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올해 추모제는 내용면에서 지난 1주기와는 달리, 슬픔과 애도에서 벗어나 희망과 다짐을 중심으로 열릴 예정이다.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은 "지난 1주기 때만 해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인 슬픔과 애통, 분노가 가시지가 않은 상태였지만, 지금은 이 슬픔을 어떻게 극복하고, 노무현 정신의 가치를 계승할 것인가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노 전 대통령의 퇴임 이후의 꿈과 희망을 다시 실현하는 봉하마을이 되어야 한다는 전제 아래, 봉하마을은 노 대통령을 기념하고 추모하는 공간에서 그치지 않고, 그 상징성에 맞는 역할의 변화도 고민하고 있다.

이는 노 대통령 서거 2주기를 맞아 그의 정치철학을 분석하고 계승하거나 극복해야 할 점이 없는 지를 다시 생각해 봐야한다는 움직임이 계기가 됐다.

◈ 민주주의 학습의 장으로, 현실정치서 역할 기대도

특히, 노 대통령이 생전에 민주주의와 시민, 시민들이 민주주의에 대해 스스로 공부하고, 참여하면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우선 민주주의의 학습의 장으로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김경수 국장은 "추모사업이라는 것이 결국 노 대통령의 ''시민 민주주의''의 철학이나 가치를 시민교육을 통해 실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봉하마을이 그런 점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의 기본 가치와 철학이 노무현재단과 봉하마을이 진보의 미래, 진보적인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데, 어느 정도 역할을 해야 한다는 해야한다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며 "봉하마을도 그런 가치와 철학을 시민들에게 쉽게 잘 전달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실정치라는 면에서도 봉하마을은 외부로부터 적잖은 의미를 부여받고 있다.

지난 보궐선거에서도 드러났듯, 현 정권에 대한 실망과 비판 등과 같은 국민들의 정서가 봉하마을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다시 되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친노인사들의 현실 정치의 참여와도 무관치 않아 보이고,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에 대한 야권의 잇단 ''러브콜''도 이를 대변한다.

이에 대해, 김경수 국장은 "봉하마을의 현실적인 정치 참여는 오해와 풍파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에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면서도 "야권 통합이나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진보진영이 하나로 단결해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을 위해서는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뭐든지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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