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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국내 기름값을 잡기 위해 석유가격 테크스포스까지 꾸렸던 정부가 석달만에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묘한 결론''에다가 이미 추진했다 무산된 대책들을 내놓아 정유사와 주유소에 오히려 면죄부만 주고 말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는 6일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월 ''기름 값이 묘하다''는 의문을 제기한지 석 달 만에 석유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석유가격TF는 3개월 조사끝에 국내 석유가격에 이른바 비대칭성이 상당수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제유가에 오를 때 국내유가가 더 많이 오르고, 내릴 때는 조금만 내려 정유사나 주유소가 이득을 취했다는 것이다.
석유TF가 주간 가격차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정유사 가격은 국제휘발유보다 리터당 38원(주평균 리터당 0.73원), 주유소 가격은 리터당 29원(주평균 리터당 0.54원)을 각각 더 인상한 사실이 확인됐다.
하지만 정부는 기름값 인상과 가격 비대칭성 간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찾는데 실패했다.
정부가 지적한 가격 비대칭성이 정유업계의 폭리나 담합 의혹과 직결시켜 문제를 제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결론내렸기 때문이다.
석유TF에 참여한 윤원철 한양대 교수는 "비대칭성 여부는 판단할 수는 있지만 대칭은 어느 상황에서도 나올수 없는 이상이다"며 "비대칭성을 가지고 정유사를 때려잡으려는 시도는 안되는걸 가지고 하니깐 안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폭리가 과연 어느 정도 수준으로 볼수있는 건지, 영업이익률 3%가 폭리에 해당하는지는 자신들이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현재 정유회사들의 가격결정방식은 국제제품가 방식으로 정유사는 환율을 반영한 국제제품가격(MOPS)에 관세.부과금, 유통비용, 이윤을 더해 기준가격을 산정하고 있다.
국제제품가 방식은 국내 수급상황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고 석유시장에서의 경쟁을 제한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석유TF는 "원유가 방식은 생산비용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므로 정유사의 비용절감을 통한 가격경쟁을 촉진할 수는 있지만 경쟁이 충분치 않을 경우 가격인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가격결정방식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유류가 인하에 대해서도 정부는 "향후 유가추이를 고려해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혀 사실상 대책에서 완전히 배제된 것이나 다름 없다.
정부는 석유시장 경쟁 촉진을 위해 올해 말까지 한국거래소에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개설하고 2012년 말까지는 석유제품 선물시장을 개설하기로 했다.
그러나 전자상거래 사이트는 2000년, 석유 선물시장은 2008년 추진됐다가 무산된 바 있어 얼마나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다.
정부가 자가폴주유소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정유사간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방안도 이미 지난 2008년에도 검토했다가 국제 유가가 떨어지자 흐지부지됐던 정책이다.
수차례 대책 발표를 미루며 치솟는 기름값과 석 달 간 힘겨운 싸움을 해온 석유가격 태스크포스는 결국 ''묘한 결론'', ''재탕.삼탕의 대책''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