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서 방사능 물질인 제논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극히 미량만 검출돼 큰 문제는 없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지만, 마냥 팔짱만 끼고 있을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2학년생 아들과 6살짜리 딸을 둔 주부 이미경(37)씨는 28일 "우리나라에까지 (방사성 물질이) 올 줄은 몰랐다"며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고 아직까지도 남의 얘기인 것만 같다"고 말했다.
6살짜리 손자를 둔 강윤주(64)씨는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라면서 "정부가 어떤 사안을 쫓아가기만 할 뿐 적극적으로 문제를 예방하려는 적이 별로 없어 걱정이지만, 국민 입장에선 손놓고 따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28일 오전 서울 중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강당에서 열린 ''원전사고와 시민건강'' 토론회에서도 원전 사고의 최대 피해자는 ''아이들''이라는데 이견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방사선 노출량과 노출시간에 따라 위험 정도가 달라지겠지만, 나이가 적을수록 암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입을 모았다.
단국대 예방의학과 하미나 교수는 기존 연구결과를 인용, "어릴 때 노출될수록 암 발생률이 훨씬 높다.
원폭 피해자들 가운데 10살때 노출된 사람이 30살때 노출된 사람보다 암이 훨씬 많이 생겼다"라고 설명했다.
하 교수는 "실제 임신 초기 노출된 피해자의 2세들은 지능지체와 아이큐 저하 증상을 나타냈는데, 1시버트당 아이큐가 무려 30씩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또 체르노빌 사태 이후 ''우유''에 오염된 방사능 물질 때문에 방사성 수치가 1시버트 높아질 때마다 아이들의 ''갑상샘암 발생률''이 5배씩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사산율의 증가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은 지난 1999년 독일에서 발표된 ''체르노빌 사고 전후 유럽내에서의 사산 발생 비교연구'' 논문에 수록된 내용을 인용했다.
최 소장은 "사고가 났던 1986년도에 전년도인 1985년과 비교했을때 체르노빌과 가까운 동부유럽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사산률이 더 높았다"면서 "86년 이후 이런 흐름은 계속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