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외여성과 부적절한 성관계를 갖고 배우자를 폭행한 데 이어 정보수집비까지 유용한 국정원 직원을 해임 처분한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하종대 부장판사)는 ''혼외 여성과의 부적절한 관계가 국정원직원법 품위손상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전직 국정원 직원 A씨가 국정원장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기혼자 신분으로 혼외여성과 상당기간 성관계를 갖고 이로 인해 이혼하는 과정에서 배우자에게 상해를 입혀 형사처벌까지 받은 것은 국정원 직원으로서의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해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 신뢰를 실추시킨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정보수집비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고 개인정보를 임의로 열람한 것도 국정원직원법과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A씨는 사적인 영역에서도 모범적으로 행동해 국민의 신뢰를 확보해야 할 의무가 있는 국정원 직원이었다"며 "(A씨에 대한) 해임처분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 2008년 4월부터 카페 여종업원 B씨에게 자신을 미혼이라고 속이고 만남을 지속했지만 불륜사실 들통났고, 이후 이혼하는 과정에서 배우자를 폭행해 벌금 100만 원과 사회봉사명령 20시간을 선고받았다.
A씨는 또 혼외여성 B씨와 아버지의 주민번호, 범죄경력, 출입국 사항 등 개인정보를 수 십회 임의로 열람하고, 정보수집비 240여만 원도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 지난해 7월 해임됐다.
이에 A씨는 징계가 너무 과해 재량권을 일탈했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