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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남아공 월드컵 예선경기 한국과 그리스전이 끝난 이후 ''차두리''와 ''그리스 잔디남''이 누리꾼들 사이에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차두리 선수의 경우 ''로봇설''까지 제기되면서 월드컵 경기관람 못지 않은 재미를 국민들에게 안겨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축구가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 웃음을 가져다주는 새로운 문화까지 만들어내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 차두리 패러디 ''상종가''= 인터넷에서 차두리 ''로봇설''은 물론이고 ''아바타설''까지 만들어지면서 누리꾼들이 폭소를 터트리고 있다.
심지어는 만화로까지 만들어지고 있는데 누리꾼들의 상상력은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다.
차두리 ''아바타설''은 영화 아바타를 패러디해 ''아버지 차범근이 잠든 사이 차바타로 들어가 경기를 펼친다''는 내용이다.
''로봇설''은 ''차두리는 고되고 힘든 훈련 속에서도 혼자 웃고 있다'', ''차두리 등번호 11번은 콘센트 구멍인데 이를 백넘버로 위장한 것이다.
그래서 아버지 차범근이 차두리를 원격조정하고 있다''라는 등 장난스럽지만 유쾌하고 발랄한 웃음을 던져주는 내용들이다.
또 ''차두리의 크로스가 좋아진 것 같다''면서 그 이유에 대해 ''센터링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성공한 것 같다''고 익살스럽고 재치있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그리스 잔디남''도 인기 폭발= ''그리스 잔디남''은 우리와 맞붙었던 그리스팀의 주장 카추라니스 선수가 패인 잔디를 다지는 장면을 보고 누리꾼들이 패러디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 후반 30분쯤 카추라니스 선수가 우리 문전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자 머리를 감싸며 경기장에 드러누워 아쉬움을 나타낸다.
그리고 곧 일어난 카추라니스는 자신의 발에 파헤쳐진 그라운드 잔디를 손으로 꾹꾹 눌러 정리를 한다.
어찌보면 별 일도 아닌 장면을 누리꾼들은 다른 사진들과 합성해 재밌는 장면으로 변화시키면서 서로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는 것. 누리꾼들은 ''진정한 초식남'', ''친환경적인 선수'', ''그리스신화에서 잔디의 신''이라는 별명을 붙여줘 폭발적인 반응을 만들어내고 있다.
◈ 경기 외적 즐거움 찾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스포츠경기에서 국민들은 경기 내용을 갖고 주로 얘기들을 나눴다.
그러나 2002년 월드컵 이후 경기 외적인 면에서 즐거움을 찾는 ''스포츠 문화''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야구응원 문화를 살펴보자. 두산 베어스의 최준석 선수가 있다. 최준석 선수의 몸무게가 100㎏을 넘는다.
두산 팬들은 "최준석은 날씬하다. 이대호보다 날씬하다"며 귀엽고 익살스럽게 응원을 한다.
이런 것들이 기반이 돼서 월드컵에서도 ''차두리''나 ''그리스 잔디남'' 같은 웃음소재들이 양산되고 있는 것 같다.
◈ 환한 표정에서 청량감= 특히 차두리 선수의 경우, 어떤 상황에서도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넘어져도 웃는다. 그런 웃음이 웃을 일 이 많지 않은 우리 사회와 시민들에게 청량감 같은 것을 준다는 지적도 있다.
축구평론가 이자 문화평론가인 정윤수 씨는 "테크닉 측면에서도 차두리는 이미지가 매우 강하고 진가가 이제야 빛나고 있다"고 분석을 했다.
일부에서는 차두리 선수가 포레스트 검프 처럼 직진 만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굉장한 테크니션 이라는 것.
누리꾼들의 기발한 상상력에 깊은 철학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애국심과 승패를 떠나 즐길 것은 쿨하게 즐기자 라는 새로운 문화 트렌드에 누리꾼들이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