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의 물길이 열리고 도심 하천으로서 제모습을 찾으면서, 시민에서 부터 전직 대통령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청계천을 찾아 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인기를 얻어 가고 있다.
지난 6월 통수식을 갖고 물길이 열린 지 2달의 시간이 흐른 지금, 청계천은 우리사회의 문화와 관광, 경제의 새로운 흐름 즉, 코드로 등장하고 있다.
비단 이 분야에만 국한되는 것도 아니다. 청계천의 부활은 정치적으로도 색다른 의미를 갖는 것 같다.
새로운 청계천 역사…부활의 의미는 ''코드'' 지난 3일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른 저녁 청계천을 찾아 복원된 청계천의 화려함을 대하고 감탄사를 연발했다고 한다.
김 전 대통령은 이명박 서울시장의 초청으로 3일 오후 7시쯤 청계천 광장에서 출발해 분수와 폭포, 폭포물이 떨어지는 8도석(石)을 거쳐, 제 모습을 되찾은 ''모전교''와 ''광통교''까지 걸어서 청계천을 구경했다.
부인 손명순 여사는 물론이고, 문민정부 시절 측근이었던 김수한 전 국회의장과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도 자리를 같이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렇게 해 놓으니 도시가 살아나는 것 같다. 좋은 일을 했다"며 "그 옛날 청계천에 비해 상전벽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통령에게 청계천의 이모저모를 설명했던 장석효 서울부시장 내정자(청계천 본부장)는 "김 전 대통령이 ''어떻게 이렇게 잘 만들었느냐''고 놀라면서, ''이 시장(이명박)이 아니면 누가 이렇게 만들 수 있겠나, 정말 고생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시장 초청으로 청계천 둘러본 YS 감탄사 연발, 그리고 정치적 의미 사실 밤의 청계천은 도심 빌딩숲과 물, 화려한 조명이 어우러져 이국적 정취를 물씬 풍기는데, 이 때문에 밤에 청계천을 본 사람치고 감탄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YS(김영삼 전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김 전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달리 퇴임 후 거의 공식적인 행사에 참여하는 경우가 없다. 정치인이나 단체장들을 만나더라도 상도동 자택에서 맞이하는 정도다.
그런 그가 이 시장의 초청 형식이긴 하지만 선뜻 청계천 관광에 응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나, "이시장 아니면 누가..."라고 특유의 추진력을 높이 평가한 대목은 정치적으로도 주의해볼 만 하다.
전직 대통령이란 위치와 그의 치세중 공과(功過)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산경남지역에서 적지않은 정치력 영향력을 가진 그가 하는 말에는 무게가 실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YS와 이명박 시장의 ''특별한 관계''…청계천 반사이익과 추진력 지난 92년 민자당 시절 김 전 대통령이 이 시장을 전국구 7번으로 영입한 점에서 알수 있듯이, 오늘의 이 시장이 자신으로부터 비롯됐다는 생각에서 나온 관심의 표시일 수도 있다.
항간에서는 이 시장이 청계천 복원을 통해 정치적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데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엄청난 반대속에 이뤄진 청계천 복원은 이 시장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측면도 있다.
바야흐로 청계천은 서울시민의 삶 속으로 깊숙히 침착되고 있다. 하나의 실체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청계천의 부활이 정치적으로도 의미를 갖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CBS사회부 이재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