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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 한강사업구간 3공구 근처인 경기도 여주군 흥천면 귀백리 37번지.
이전에는 주민들이 집 밖을 나서면 강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졌지만, 지금은 바로 집 앞 농경지에 산더미처럼 쌓인 준설토가 시야를 딱 가로막고 있다.
대형 트럭이 공사장과 논밭을 오가며 계속 준설토를 쏟아내면서 그 높이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
농경지를 점령한 준설토 적치장은 소음과 먼지를 차단할 어떤 장치도 갖추지 않고 있어, 주변 주민들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맹성재(43) 씨는 28일 "새벽 두세 시까지 공사가 계속되면서 덤프트럭과 포크레인 등 중장비가 내는 소음으로 밤에 잠을 잘 수가 없고, 적치장에서 날아오는 흙먼지 때문에 밖에 빨래를 널지 못한다"고 말했다.
소음진동관리법에 따르면 4대강사업 준설토 적치장은 방음시설을 갖춰야 한다.
또, ''한강살리기적치장개발사업사전환경성검토서''는 방음시설뿐만 아니라 방음시설 위에 약 1미터 높이의 방진막까지 설치하도록 했다.
하지만, 4대강사업저지범국민대책위원회 조사 결과 5월 말 현재 한강사업구간에서 운영 중인 적치장 16곳 전부 관련법과 사전환경검토서를 무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정이 이런데도 관할 한강유역환경청은 사전환경검토서 내용 이행 실태를 제대로 점검하고 있지 않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이 한강유역환경청에서 받은 ''4대강 사업 관련 현장 방문과 지도 점검 내역''은 한강유역환경청이 자체적으로 현장을 점검한 사례는 지난 3월 26일 단 한 차례에 불과함을 나타내고 있다.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31일 "준설토 적치장 문제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빨리 조치를 해야 했는데 실기한 책임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공사장 인근 논밭에 엄청나게 쌓이고 있는 준설토 처리 문제도 골칫거리다.
정부 계획은 ''준설토를 골재로 가공해 수익을 올린다''는 것이지만, 사전에 관련법 규정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아 말 그대로 ''진퇴양난'' 상황에 빠졌다.
준설토를 골재로 가공하기 위해서는 골재선별기를 설치해야 하지만, 골재선별기는 폐수배출시설이어서 ''한강수계상수원수질개선및주민지원등에관한법률''에 따른 ''수변구역''에는 설치가 불가능하다.
현재 한강사업구간 준설토 적치장으로 선정된 17개소 가운데 13개소가 수변구역 안에 자리 잡고 있다.
이 때문에 경기도 여주군은 국토해양부에 적치장을 수변구역 밖으로 옮겨 설치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국토해양부는 "적치장을 수변구역 밖으로 옮기려면 638억 원 이상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며 난색을 표했다.
적치장을 수변구역 밖으로 옮기지 않으면, 수변구역 안에 폐수배출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한강수계상수원수질개선및주민지원등에관한법률''을 개정해야 하는데, 이는 한강 상수원 보호 정책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어서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편, 환경단체들은 최근 환경부가 ''수질및수생태계보전에관한법률'' 개정을 입법예고한 데 대해 "4대강사업을 위해 수변구역에 골재선별기와 같은 폐수배출시설을 설치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환경단체들이 관련법 입법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며 ''수변구역 내 골재선별기 설치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수질및수생태계보전에관한법률''은 ''한강수계상수원수질개선및주민지원등에관한법률''이 규정한 수변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구역에 대한 환경규제를 정한 법률이어서 ''수질및수생태계보전에관한법률'' 개정이 수변구역 내 골재선별기 설치를 정당화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4대강사업 실제 공사 과정이 불법과 졸속으로 얼룩지면서, 사업 자체의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