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이 친이 주류의 지원에 힘입어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여권의 차기 당 대표, 국회의장, 원내대표 등 이른바 ''빅 3'' 구도 재편에 여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친박근혜계 일부에서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에 반대하는 기류도 읽히고 있지만, 한나라당 내부에선 그가 원내대표로 선출되는데 무리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친박계 의원들 사이에서도 ''김 의원 카드''에 동조하는 분위기가 많은데다 친이 주류만으로도 원내대표 선출에 필요한 재적 의원 과반수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이명박 정부 후반기 여권 역학구도의 관심은 차기 당 대표와 국회의장으로 모아지고 있다.
◈ 국회의장 박희태, 이윤성 경합 우선 차기 국회의장에는 6선의 박희태 전 대표와 4선의 이윤성 국회 부의장이 경합중이다.
여권 핵심부도 박 전 대표와 이 부의장 사이에서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나 경륜으로 보면 박 전 대표가 적격이지만 당내 친이계에선 박 전 대표가 친박계에 치우쳐 있다며 국회의장직 수행에 의문부호를 던지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이명박 정부 후반기 핵심 의제인 세종시 문제, 개헌 문제, 행정구역 개편 문제 등을 믿고 맡길 수 있느냐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김무성 의원의 원내대표 선출을 전제로 국회의장은 친이계가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윤성 국회 부의장이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 부의장은 여권 핵심의 의중이 확인될 경우 박 전 대표와 경선까지 갈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박 전 대표와 같은 6선인 홍사덕 의원은 친박계라는 ''한계'' 때문에 일찌감치 도전의지를 접었다.
◈ 당 대표 경선에는 정몽준 홍준표 안상수 도전 차기 당 대표 경선은 더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6월 30일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는 홍준표 의원이 이미 도전장을 내밀었고, 정몽준 대표도 출마할 방침이다. 여기에 안상수 원내대표도 김무성 의원이 원내대표 출사표를 던진 26일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당권도전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선 7·28 재보선이 총선 성격을 띤다는 이유로 전당대회 8월 연기론을 제기하고 있지만 아직 큰 탄력을 받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특히 정몽준 대표가 전대 연기론을 제기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 그의 핵심 측근인 전여옥 전략기획본부장은 "당내 여러 의견이 있는데 대표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전대연기론을 앞장서 제기하지 않을 방침임을 시사했다.
7월 은평을 재보선에 나설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은 정몽준 대표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내에선 그가 6월 전대에서 정몽준 대표를 지원하고, 정 대표가 대선 출마를 위해 1년 뒤 사퇴하면 그 때 당권에 도전한다는 ''李-鄭 연대설''이 나돌고 있다.
◈ 이재오, 안상수 당권도전에 ''탐탁지 않아''이 때문에 이재오 위원장은 안상수 원내대표의 당권 도전에 대해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이 직계의 한 핵심 의원은 "이재오 위원장이 안상수 원내대표의 당권 도전에 대해 별로 좋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친이계 사이에서도 ''안 원내대표가 자신의 당권 도전이 여권 핵심의 의중인 것 처럼 말하고 다녔다''며 그의 행보에 의문을 보내는 시각이 없지 않다. 이에따라 안 원내대표가 당권 도전에 나서더라도 친이계의 표를 별로 얻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친이 직계 의원은 "그렇기 때문에 안상수 원내대표가 잘 알아서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당권 도전을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비쳤다.
이런 기류 때문에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재오 위원장과 사이가 먼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으나, 이 전 부의장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부의장은 최근 그의 전대 출마에 대해 가타부타 언급을 하지 않은채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더 검토해보자"고 말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