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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삼 전 제주시장 농지법 위반 판결 뒤집혀…무죄→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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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차익 노린 투기 목적 매입 판단…무죄→벌금형
2심 재판부 "경자유전 원칙 반해…농업인 의지 저하"
"강병삼 전 시장, 공직 역임한 만큼 더욱 신중한 책임 요구"

강병삼 전 제주시장. 고상현 기자강병삼 전 제주시장. 고상현 기자
투기 목적으로 농지를 취득하는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병삼 전 제주시장이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서범욱 부장판사)는 28일 농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강 전 시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5천만원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동료 변호사 3명에 대해서도 원심을 파기하고 각각 벌금 3천만원을 선고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강 전 시장 등은 2019년 11월 제주시 아라동 농지 6997㎡(5필지)를 경매로 취득한 뒤 실제 농사를 지을 의사가 없는데도 허위로 농지취득자격증명서를 발급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히 강 전 시장은 이 사건 이전에도 상속받은 농지에서 경작하지 않아 2016년 5월 제주시로부터 농지 처분 의무 통지를 받았음에도 다시 농지를 취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변호사로 활동하던 강 전 시장은 농지취득자격증명 신청서에 자신을 '농업인'으로 기재했다.

해당 농지는 이미 2016년 건축허가와 농지전용 허가를 받았고 인접 도로 확장 계획과 유치권 분쟁 등으로 사실상 경작이 어려운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러한 상황들을 종합한 결과 피고인들이 농사를 위한 목적이 아닌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 목적으로 농지를 취득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인 형사1단독 여경은 부장판사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에게 농업 경영 의사가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단순히 농지취득자격증명서에 자신을 '농업인'으로 기재했다는 이유만으로 허위라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제주지방법원. 고상현 기자제주지방법원. 고상현 기자
검찰은 사실오인과 법리오해를 이유로 항소했고 2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당시 변호사로 활동하며 구체적인 농업 경영 계획이나 준비 없이 농지를 취득했고 기존 보유 농지조차 제대로 경작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며 "농지를 취득한 뒤에도 약 1년간 별다른 농업 경영이나 수익 창출 행위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메밀·보리·유채 재배 역시 실제 농업 경영이 아닌 외관을 갖추기 위한 수준에 불과했고 주요 농작업도 제3자가 수행했다"며 "결국 농업 경영 의사 없이 허위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은 것으로 공소사실이 모두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농지 취득과 소유는 그 자체로 경자유전 원칙과 농업 생산성 제고라는 헌법 취지에 반하고 농업인의 의지를 저하시켜 사회적·국가적 피해를 초래하는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강 전 시장에 대해서는 "범행 이후 제주시장이라는 공직까지 역임한 만큼 더욱 신중한 책임이 요구된다"며 "스스로 농지 취득 문제를 인정하며 처분 의사를 밝혔음에도 현재까지 처분하지 않아 공공 신뢰 훼손의 책임이 더욱 무겁다"고 질타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 동종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실형 대신 벌금형을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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