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잠긴 안우진. 연합뉴스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이 또다시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159km에 달하는 강속구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으나, 반복되는 부상 리스크가 에이스를 향한 신뢰에 균열을 내고 있다.
안우진은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1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겉보기엔 완벽한 투구였으나, 5이닝을 채우지 못한 채 단 61구만을 던지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4회 투구를 마친 뒤 오른손 검지와 중지에 물집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승패 없이 물러난 안우진의 빈자리는 고스란히 불펜진의 몫이 됐다.
이날 고척돔에는 오클랜드, 시카고 컵스, 토론토, LA 다저스, 텍사스 등 5개 구단 스카우트들이 집결했다. 안우진의 직구 평균 구속은 154km, 최고 159km를 기록했고 슬라이더는 149km까지 측정됐다. 특히 2회 무사 1, 2루 위기를 탈삼진으로 넘기는 모습은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팀의 에이스라면 평가 기준은 달라야 한다. 선발 투수가 5이닝을 책임지지 못한다면 구속이 아무리 빠르더라도 그 가치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경기 전 설종진 감독은 5~6이닝 투구를 예상했으나, 안우진은 4이닝 만에 교체 사인을 보냈다.
프로의 세계에서 선발 투수의 가치는 구속이 아닌 '이닝 소화력'으로 증명된다. 이두근 부상을 털고 11일 만에 복귀한 안우진은 이번엔 손가락 물집으로 다시 자리를 비웠다. 화려한 구위 뒤에 가려진 잦은 부상은 이제 팀 에이스를 향한 신뢰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안우진, 잘 안풀리네. 연합뉴스
안우진은 불과 12일 전인 지난 14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이두근 불편함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선수다. 미세 염좌 진단 후 복귀하자마자 손가락 물집으로 다시 전력에서 이탈했다. 강속구 투수에게 물집은 흔할 수 있지만, 이두근 통증을 의식해 손끝에 과도한 힘이 들어간 결과라면 완벽하지 않은 상태로 조기 복귀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물집 부상은 상처가 완전히 아물 때까지 최소 한 턴 이상의 휴식이 필요하다. 안우진의 등판이 미뤄지면서 팀 선발 로테이션에도 구멍이 생겼다. 2023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이후 복귀 과정에서도 어깨 통증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안우진은, 올 시즌 7경기 25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벌써 두 차례나 부상으로 제동이 걸렸다. 등판 때마다 새로운 리스크를 안고 나오는 선수에게 온전한 신뢰를 보내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