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 대통령(왼쪽)과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 연합뉴스사우디아라비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브라함협정 서명 요구에 강력히 반대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아브라함 협정' 체결을 압박하자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격분했다고 보도했다.
아브라함 협정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때 미국의 중재로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모로코, 수단이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 수립에 합의한 협정으로, 트럼프는 최근 사우디 등 다른 중동 국가로 협정을 확대하려고 노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종전 담판과 맞물려 지난 23일 사우디를 비롯한 주요 중동국 정상들과의 전화회의에서 아브라함 협정 체결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타임스는 빈 살만 왕세자가 이 통화에 대해 격분했으며, 트럼프에게 'NO'라고 100번이나 말했고, 앞으로 또 100번을 더 말할 것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우디는 지난 바이든 행정부 때 미국과의 방위 조약을 대가로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검토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에 대한 확약을 거부하면서 결렬됐다.
사우디는 이스라엘에 관계 정상화 조건으로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에 대해 구체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일정을 제시하도록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은 이를 거부해왔다.
더타임스는 사우디의 이같은 입장이 변하지 않았는데 가자전쟁과 이란전쟁을 거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자 더욱 강경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란전쟁은 이란이 중동 지역의 위협이라는 점은 확인시켰지만, 이스라엘 역시 미국을 분쟁으로 끌어들이는 데 일조한 위험한 존재라는 점을 부각하는 계기였다고 더타임스는 설명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는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는 사우디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대해 "이는 트럼프의 전형적인 모습이자, 완전히 분위기 파악을 못 하는 요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