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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째 '금피아' 대물림…거래소 파생본부장도 금감원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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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부산경실련 "구조적 이해충돌…금융당국 외압 의혹도"
인사혁신처의 취업심사 대상 제외가 '면죄부' 불씨
"철회 없을 시 감사원에 공익감사청구 진행할 것"

부산국제금융센터, BIFC에 설치된 한국거래소의 자본시장 상징물 '황소상'. 한국거래소 제공부산국제금융센터, BIFC에 설치된 한국거래소의 자본시장 상징물 '황소상'. 한국거래소 제공
한국거래소(KRX)의 핵심 보직인 파생상품시장본부장 자리에 또다시 금융감독원 고위 인사가 내정되면서 '관치 금융'과 '금피아(금감원+마피아)'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이번 인사가 성사될 경우 9년 연속 금감원 출신 인사가 해당 보직을 독식하게 돼, 감독기관과 피감독기관 사이의 유착을 방지할 제도적 장치가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9년 연속 '금감원 부원장보' 꼬리표…관행인가 특혜인가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부산경실련)은 12일 성명을 내고 "한국거래소 파생상품본부장직에 금감원 부원장보 출신 인사 A씨가 내정된 것은 감독기관의 영향력이 구조적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불공정 재취업"이라고 직격했다.

거래소는 오는 1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A씨를 선임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 자리가 2016년 이은태 전 본부장 이후 조효제, 이경식 전 본부장 등 역대 인사가 모두 금감원 부원장보 출신으로 채워졌다는 점이다. 특정 기관 출신이 9년 동안 독점하는 구조를 두고 금융권 안팎에서는 "후보 추천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묵시적 영향력 행사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해충돌 가능성이다. 금감원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한국거래소의 업무와 재산 상황을 검사하고 감독할 권한을 가진다. 감독 권한을 휘두르던 고위직 인사가 퇴직 직후 피감기관의 상임이사(부이사장급)로 자리를 옮기는 것은 사실상 '방패막이' 역할을 자처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부산경실련은 "감독기관 고위직이 이사회 구성원으로 이동하면 직무 관련자 관계가 성립되어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명백하다"며 "정부와 금감원 내부의 이해충돌 관리 기능이 마비된 상태"라고 비판했다.

인사혁신처의 '구멍 난 심사'가 키운 불씨

이같은 '금피아'의 행렬이 가능한 배경에는 제도적 허점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정부 업무를 위탁·대행하는 공직유관단체지만, 인사혁신처의 '취업심사대상기관'에서 제외돼 있다. 이 때문에 금감원 퇴직자가 거래소로 옮길 때 엄격한 취업 제한 심사를 비껴가는 '프리패스' 경로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민단체는 부산 금융중심지 정책 실현 의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했다. 파생상품본부가 위치한 부산의 지역적 특성과 정책적 목적을 이해하기보다는, 중앙 권력의 인사 적체를 해소하는 창구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부산경실련은 이번 인사가 강행될 경우 감사원에 공익감사청구를 진행하는 등 강력한 집단행동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이들은 "한국거래소는 국내 자본시장의 핵심 인프라 기관"이라며 "특정 기관의 전유물로 전락한 인사 관행을 끊어내고 투명한 선임 절차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국거래소 노동조합도 성명을 내고 이같은 인사를  "자본시장의 혈관에 비전문가를 꽂아 넣는 인사 농단"으로 규정했다. 노조는 "파생상품시장은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임에도, 실상은 금감원 고위 임원의 '보상성 퇴직 자리'로 전락했다"며 "금융위는 경영평가권을, 금감원은 감독권을 쥐고 거래소의 인사 자율성을 사실상 박멸했다"고 성토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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