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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이는 법왜곡죄 고발장에 맞고발까지…우려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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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왜곡죄 시행 이후 100건 넘게 고소·고발 빗발쳐
수사대상 아닌 자가 고소되는 등 수사 여건 못 갖추기도
조희대 '법왜곡죄' 고발 변호사를 시민단체가 무고죄 맞고발도
검경 합수단 '전재수 무혐의' 처분을 일선 경찰서가 수사하기도
"법왜곡죄가 초래할 현실은 한마디로 무한 루프"

연합뉴스연합뉴스
지난달부터 법왜곡죄(형법 제123조의 2)가 시행된 이후 40여일이 동안 100여건의 고소·고발이 빗발쳤다. 심지어는 법왜곡죄 고발인을 시민단체가 재차 무고죄로 맞고발까지 했다. 고발이 고발을 물고 늘어지는 것이다.

법왜곡죄 사건 대부분은 일선 경찰서에 배당됐다. 수사권 조정 이후 일손 부족에 허덕이는 경찰 수사력에 부담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법왜곡죄가 '끝나지 않는 불복' 절차로 악용될 우려가 나온다.

25일 경찰청에 따르면, 이달 9일 기준 총 104건의 법왜곡죄 사건이 경찰에 접수됐다. 수사 대상자 신분은 법관 75명, 검사 52명, 경찰 149명이다.

이미 상당수 법왜곡죄 사건이 수사 여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104건 중 10건을 종결했는데 2건은 고소 취하, 5건은 이미 법 시행전 형사 판단이 확정된 상태였다. 2건은 민사재판 사안, 1건은 수사 대상이 아닌 비신분자 상대 고소 건이었다.

특히 자신의 수사나 재판에 불만을 가지거나 정치적 이유로 고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수사 결과에 불만을 가지거나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고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일단 접수가 되면 최소 한 번은 조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수사 역량도 분산되고, 조사를 받는 수사관들도 고소·고발이 두려워 소신껏 수사하기도 어려워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시도경찰청 중심으로 법왜곡죄 사건을 수사하고 사건 접수부터 종결까지 국가수사본부가 보고받아 챙기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상당수 사건이 일선 경찰서에 배당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 관련 사건이 대표적이다.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전 후보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불기소 처분한 것과 관련해 이종배 전 서울시의원이 김태훈 합수본부장 등을 법왜곡죄로 고발한 사건을 서울 동대문경찰서가 맡았다. 일선 경찰서가 검경 합수본의 사건 처분 적정성을 판단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법왜곡죄 고발인을 다시 무고죄 등으로 고발한 경우도 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법왜곡죄 시행 첫날 고발했던 이병철 법무법인 아이에이 변호사를 무고 및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 13일 경찰에 고발했다. 조 대법원장 사건은 서울청 반부패수사대가 수사 중이다. 수사팀은 아직 고발인 조사 등 절차 진행 없이 법리 검토에 매진하고 있다. 그런데 이 변호사를 고발한 민생위 김순환 대표를 최근 서울 수서경찰서가 불러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밀려드는 사건으로 허덕이는 일선 경찰서에 법왜곡죄 사건은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업무 과중도 심각한데 언제든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부담감까지 더해졌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경찰서에서 수사 업무를 맡은 경찰은 "불송치하거나 각하하면 무조건 법왜곡죄로 다시 걸겠다고 협박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라며 "예전에는 피의사실공표나 공무상비밀누설 정도만 신경썼는데 너무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다른 경찰도 "송치 자체가 늦어지는 측면이 있다. 수사관 사견을 배제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에 혐의 입증이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며 "고소나 고발을 하면 어쨌든 조사를 한번은 해야해 행정력 낭비도 심하다"고 말했다.

서초동의 한 경찰 출신 변호사는 "법왜곡죄가 초래할 현실은 한마디로 무한 루프"라면서 "공무원의 사법 처리에 대해 징계 등 행정 처분이 아니라 다시 사법으로 접근하면서 무한한 반복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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