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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달라 울음 외면"…'여수 아동 학대 살해' 혐의 친모 1심 무기징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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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사망 충분히 예견한 미필적 고의 인정"
친부는 방임 책임만 물어 4년6개월… 시민들 "형량 아쉽다"
선고 전 법원 앞 집회·퍼포먼스도 이어져

23일 법원 앞에서 전국에서 모인 부모들이 엄벌과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박사라 기자 23일 법원 앞에서 전국에서 모인 부모들이 엄벌과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박사라 기자 
생후 4개월 아들을 상습 학대해 숨지게 한 친모에게 법원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 1부(김용규 부장판사)는 23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30대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또 학대를 방치하고 사건 관련 참고인을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남편 B씨에 대해서는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사망 충분히 예견"…미필적 고의 인정


A씨는 지난해 10월 전남 여수시 자택에서 생후 4개월 된 아들을 여러 차례 폭행하고, 물을 틀어놓은 아기 욕조에 방치해 다발성 골절과 출혈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A씨는 같은 해 8월부터 약 두 달간 19차례에 걸쳐 신체적 학대를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자신의 행위로 생후 4개월 아동이 사망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견하고도 이를 용인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며 "피고인의 행위와 피해 아동의 사망 사이 인과관계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 아동은 생후 4개월에 불과해 스스로를 보호하거나 위험을 회피할 능력이 전혀 없는 상태로,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부모에게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극도로 취약한 존재"라며 "피고인은 이러한 상황을 충분히 인식하고도 장기간에 걸쳐 심각한 신체적 학대를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또 "피해 아동의 몸에서는 다수의 멍과 뇌출혈, 다발성 골절 등 중대한 손상이 확인됐고, 일부 행위만으로도 생명에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며 "반복된 학대 끝에 결국 사망에 이른 점에서 결과가 매우 중대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 아동을 독립된 인격체가 아닌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는 대상으로 삼았다"며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법, 결과를 종합할 때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특히 재판부는 "홈캠에 녹음된 피해 아동의 울음소리가 '살려달라는 비명처럼 들렸다'는 시민의 지적을 피고인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친부는 학대 사실을 알고도 방임했지만, 사망의 주된 원인은 친모의 반복적 학대와 사건 당일 행위에 있다"며 "공소 범위 내에서 책임을 물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전국에서 온 엄마들이 자녀를 안고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박사라 기자 전국에서 온 엄마들이 자녀를 안고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박사라 기자 

시민들 "친모 형량 납득…친부는 낮다"


재판을 지켜본 시민들은 친모에 대한 중형 선고에는 공감하면서도 친부의 형량이 낮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기 광명에서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온 구모 씨는 "아이와 함께 재판을 방청하며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현실을 알리고 싶었다"며 "어머니 형량은 납득되지만, 아버지 형량은 낮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가정에서 아이를 키운 책임을 고려하면 항소를 통해 다시 판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기 광주에서 온 시민 A씨도 "방임·방조로 4년 6개월이 선고된 것은 너무 가볍다"며 "관련 처벌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판결이 안타깝고 비통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에서 온 30대 부부가 4개월 아이를 안고 화한을 둘러보고 있다. 박사라 기자 서울에서 온 30대 부부가 4개월 아이를 안고 화한을 둘러보고 있다. 박사라 기자 

"남의 일 아니다"…전국서 모인 부모들


이날 선고에 앞서 법원 앞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들이 엄중 처벌과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유모차를 끌고 온 부모, 아기띠로 아이를 안은 채 선 엄마들까지 모였고, 평범한 모습 속에서도 표정은 무거웠다.

이들은 생후 4개월 영아 학대 사망 사건인 '여수 해든이 사건'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였다. 특정 단체가 아닌 온라인을 통해 뜻을 모은 시민들은 "이건 남의 일이 아니다"라는 공감 속에 집회에 참여했다.

법원 앞 인도에는 근조화환과 리본, 풍선이 놓이며 추모 공간이 조성됐다. "아이의 억울한 죽음을 잊지 않겠다", "아동학대 엄벌하라"는 문구가 적힌 화환들이 길게 늘어섰고,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춘 채 이를 바라보거나 고개를 숙였다.

인근 전광판에서는 사건 관련 방송이 반복 재생됐고,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 사이에서도 말없이 서 있는 시간이 이어졌다.

대구에서 온 신채은 씨가 법원 앞에서 해든이 고통을 형상황한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박사라 기자 대구에서 온 신채은 씨가 법원 앞에서 해든이 고통을 형상황한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박사라 기자 
현장에서는 학대 피해를 상징하는 퍼포먼스도 이어졌다. 대구에서 온 신채은 씨는 붉은 물감을 몸에 바른 채 욕조에 놓인 아기 인형을 안고 내려오는 동작으로 사건을 표현했다. 신씨는 "희망을 상징하는 사다리를 통해 아이를 구출하는 모습을 담았다"며 "재판부에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생후 4개월 영아 학대 사망 사건인 '여수 해든이 사건'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였다. 특정 단체가 아닌 온라인을 통해 뜻을 모은 시민들은 "이건 남의 일이 아니다"라는 공감 속에 집회에 참여했다.

법원 앞 인도에는 근조화환과 리본, 풍선이 놓이며 추모 공간이 조성됐다. '아이의 억울한 죽음을 잊지 않겠다', '아동학대 엄벌하라'는 문구가 적힌 화환들이 길게 늘어섰고,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춘 채 이를 바라보거나 고개를 숙였다.

인근 전광판에서는 사건 관련 방송이 반복 재생됐고,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 사이에서도 말없이 서 있는 시간이 이어졌다.

생후 4개월 아이와 함께 서울에서 온 시민은 "우리 아이와 같은 또래라 더 견디기 힘들었다"며 "이런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처벌 강화와 함께 아동학대 예방 대책 마련도 촉구했다.

이들은 "법원의 판단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우리 사회가 아동학대를 어떻게 예방할 것인가"라며 "제도적 보완과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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