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된 언어치료사가 아동을 앞에 두고 영상을 보는 모습. 부모 제공 영상 캡처대전·세종·충남 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아동을 방치한 혐의를 받는 언어 치료사를 수사 의뢰한 가운데 피해 부모들이 폐쇄회로(CC)TV 설치 이전 기간까지 포함한 전수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장애아동 부모단체 사단법인 '토닥토닥'과 피해가족대책위는 22일 오전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CTV에 찍힌 3개월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며 "CCTV가 없었던 지난 2년간 과연 제대로 된 치료가 이뤄졌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병원 측은 치료실 CCTV가 설치된 이후 약 3개월치 영상을 확인한 결과, 한 언어치료사가 허위로 치료한 사례가 401건, 대상 환아가 5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공개된 영상에는 발달장애 아동이 의자에 고정된 채 20분 가까이 방치되고, 치료사는 자리를 비우거나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모습이 담겼다. 또 다른 영상에서도 아동은 혼자 놀고, 치료사는 태블릿 PC로 영상을 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문제는 CCTV가 설치되기 이전이다. 해당 치료사는 2023년 개원 당시부터 근무해왔지만, 영상이 없는 기간의 치료 실태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게 부모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일부 보호자들은 치료 기록과 실제 상황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한 부모는 "기록에는 '주어진 자료를 읽고 단서 찾기'라는 내용이 들어가 있었지만, CCTV에서는 아무런 읽기 자료도 주지 않았고 치료도 하지 않았다"며 "명백한 허위 기록"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치료경과 기록지에 동일 문구가 반복되는 이른바 '복붙' 정황도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2024년 4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65차례에 걸쳐 해당 치료사에게 치료를 받은 아동의 부모가 공개한 치료경과기록지에는 '초기 의사소통 능력 및 의도 증진', '거부 및 요구 제스처 산출하기', 'Turn talking' 이라는 문구가 수십 회에 걸쳐 반복적으로 쓰여있다.
CCTV가 설치되기 전 치료를 받은 아동의 보호자들은 피해 여부조차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보호자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중증 장애 아동이라 말로 표현도 못하는데 어디에 하소연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피해아동 가족대책위원회가 22일 오전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미성 기자대책위는 "관리 책임을 방기한 대전시와 충남대병원은 사죄하라"며 "대전시는 재활병원 운영 전반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감시 체계와 투명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라"고 강조했다.
해당 언어치료사는 지난달 징계위원회를 거쳐 해고됐으며, 병원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사과하는 한편 치료 관리 시스템을 개선하고, 아동들을 위한 추가 치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