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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브로커 낀 '1만2천톤 폐기물 암매립'…검찰·환경부 합동수사로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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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업체·브로커·무허가 업체 공모…폐기물 처리 전 과정 설계
올바로시스템 미입력·허위 기재…관리체계 조직적으로 무력화
축구장 80% 규모 장기 매립…유해물질 검출·환경 피해 우려

폐기물.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는 사진. 연합뉴스폐기물.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는 사진. 연합뉴스
브로커를 통해 넘겨받은 폐기물 1만2천 톤을 흙과 섞어 9년간 매립한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수사 초기부터 환경부 특별사법경찰과 긴밀히 공조했고, 그 결과 폐기물 매립에 대한 관리 체계를 조직적으로 무력화한 범행을 밝혀낼 수 있었다.

'쓰레기 브로커' 낀 공모 구조…1700평 크기에 9년간 매립

22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의정부지검 환경범죄조사부(강용묵 부장검사)는 지난 15일 폐기물 처리업자 김모씨, 브로커 최모씨, 폐기물 배출업자 최모씨·이모씨·서모씨 등 7명과 이들이 운영하거나 연루된 업체 법인 3곳을 폐기물관리법 및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씨 등 무허가 폐기물 처리업체 관계자 3명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청주시 일대 사업장과 인근 부지에 폐기물 약 5700㎡를 불법 매립한 혐의를 받는다. 2019년 8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알카리성·산성 폐수 등 지정폐기물 약 1만2천 톤을 허가 없이 처리한 혐의도 있다.

브로커 역할을 한 최씨는 폐기물 배출업자들과 공모해 무허가 처리업체에 폐기물 처리를 알선한 혐의를 받는다. 최씨는 일부 폐기물을 직접 수집·운반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폐기물 배출업체 관계자 3명은 알카리성 폐수 등 지정폐기물을 무허가 업체에 위탁하면서 처리계획을 확인하지 않거나, 폐기물 이동 내역을 전산시스템에 입력하지 않는 방식으로 관리 책임을 다하지 않은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 수사 결과, 이른바 '쓰레기 브로커'인 최씨가 배출업체와 무허가 처리업체를 연결해 폐기물 처리 전 과정을 설계하고 알선 수익을 나눈 구조가 확인됐다. 지정폐기물을 처리할 자격이나 설비가 없는 업체가 단순히 비용을 낮춰주겠다고 제안한 뒤 폐기물을 넘겨받고, 이를 불법 매립해 차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무허가 폐기물 매립은 수도권 폐기물 반입 증가로 지역 갈등이 커진 청주 일대에서 이뤄졌다. 매립 규모는 약 5700㎡에 달하는데, 이는 축구장(약 7천㎡)의 80%에 육박하는 면적이다. 범행 기간도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약 9년에 이른다.

은폐 쉬운 환경범죄…특사경과 협업해 증거 잡은 檢

류영주 기자류영주 기자
이번 사건에선 검찰과 환경부 특사경 간 협업이 돋보였다. 환경 범죄는 거래 기록 등이 남는 경제 범죄와 달리 범행 흔적을 찾기 어려울 뿐 아니라 기록 조작 등으로 국가의 관리 체계를 무력화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증거인멸이 비교적 쉬운 편인데, 수사기관이 신속히 범행 증거를 확보해야 하는 필요성이 있다.

실제 김씨 등은 폐기물 처리 내역을 '올바로시스템'에 입력하지 않거나, 지정폐기물을 일반폐기물로 허위 입력하는 방식으로 추적을 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매립 사실 자체를 입력하지 않은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처리계획 확인 없이 폐기물을 위탁하고, 관리대장까지 허위로 작성하는 등 폐기물 관리 체계를 조직적으로 무력화한 정황도 드러났다.

검찰은 환경부 특사경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이러한 증거인멸 정황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제공했다. 특히 김씨가 운영한 무허가 폐기물 처리업체는 퇴비 생산을 목적으로 허가를 받은 종합재활용업체였는데, 범행 기간 단 한 차례도 퇴비를 생산하거나 출고한 기록이 없었던 사실도 확인했다.

'불법 폐기물을 매립하지 않았다'는 김씨 측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증거 확보도 이뤄졌다. 김씨 측은 수사 과정에서 "단순 성토 행위(흙이나 폐기물을 덮어 쌓는 작업)"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폐기물이 일정 기간 지나 부숙되면 더 이상 폐기물이 아니기 때문에 매립이 아니라는 취지다.

하지만 검찰과 환경부 특사경은 매립이 이뤄진 일대에서 시료를 채취해 전문 업체에 분석을 의뢰했다. 아울러 폐기물이 다른 물질과 섞였더라도 재가공되기 전까지는 여전히 '폐기물'로 봐야 하고, 성토 역시 매립의 한 형태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례도 참고했다.

신속성 요구되는 환경범죄…협업 못하면 피해는 국민 몫

이번 수사 과정에서 폐기물이 매립된 토양에서는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장기간 매립으로 토양과 지하수 오염이 누적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환경 범죄 특성상 피해는 곧바로 드러나지 않는데, 시간이 지난 뒤 주민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문제는 오는 10월부터 검찰청이 공소청으로 전환되면 검사가 더 이상 특사경을 지휘·감독할 수 없다는 점이다. 특사경만으로는 조기에 범행 증거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환경 당국에 의한 사후적 대응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사건을 수사한 김가연(사법연수원 47기) 의정부지검 환경범죄조사부 검사는 "환경 범죄는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피해자가 없는 사건이 많다"며 "그렇다보니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 피해자가 속출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때 가서는 피해 원인을 규명하거나 책임자를 처벌하기 어렵다"라며 "검사가 조기에 특사경과 협력해 증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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