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3월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특설 대국장에 설치된 알파고(사진 왼쪽)의 명판. 오른쪽 사진은 신진서 9단. 이시용 사진작가·한국기원 제공'10년 전 이세돌, 신진서가 잇는다.'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 9단의 역사적 대국 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린다. 이 행사에는 이세돌 대신 '신공지능' 신진서 9단이 참석한다.
10년 전 당시, 신의 창조물 중 가장 바둑을 잘 두는 인간과 인간이 제조한 기계 중 바둑을 가장 잘 두는 알파고가 벌이는 세기의 대결에 세계인들의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17일 한국기원에 따르면 오는 29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알파고 10년 : 위대한 동행(A Decade with AlphaGo : An Extraordinary Journey)' 행사를 개최한다.
당초 계획과 다른 상징적 행사…아쉽다는 여론도
구글딥마인드(GDM)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사진 왼쪽)와 이세돌. 이시용 사진작가 제공이날 행사에서 세계 바둑 1인자로 군림 중인 신진서는 알파고 개발자인 구글딥마인드(GDM)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와 '알파고 이후 10년, 인간과 AI의 다음 수'라는 주제로 상징적 친선 대국을 벌인다. 허사비스는 1995년 대학교 학부생 시절, 바둑을 처음 접한 후 수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체스 등 섭렵한 다른 게임에 비해 진도가 느리자, AI를 통한 정복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국은 10주년을 기념하는 상징적 대결로, 약 10분간 이벤트 형식으로 진행된다. "정식 대결이라기 보다 수담(手談·손으로 나누는 대화)을 나누는 데 의의를 둘 것"이라는 것이 이 행사를 주최·주관한 한국기원의 설명이다.
다만 한국기원의 당초 계획과는 다른 행사가 열리게 된 것은 아쉽다는 여론이다. 한국기원은 10주년을 맞아 알파고와 인간(신진서)의 리매치를 성사시킬 예정이었다. 신진서도 "(이세돌과 대결했던) 당시의 알파고와 대국을 벌이면 재미있을 것 같다"며 "오류가 많았기 때문에 그걸 공략한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는 등 AI와의 대국에 긍정적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한국기원의 아이디어를 GDM이 받아들이면서 전격 성사"
지난 2016년 당시 이세돌이 알파고에게 첫 승리한 직후 바둑 팬들이 기뻐하고 있는 모습. 이시용 사진작가 제공한국기원은 이날 GDM의 허사비스 CEO에게 아마 7단증을 수여할 계획이다. GDM은 한국기원에 감사패를 전달한다. 또 신진서와 허사비스는 친필 사인한 바둑판을 상호 교환한다.
이번 이벤트가 열린 배경에 대한 CBS노컷뉴스의 취재에 한국기원 관계자는 "한국기원 마케팅 부서의 아이디어를 GDM이 받아들이면서 10주년 행사가 전격 성사됐다"고 전했다. 이어 "현 바둑 세계1인자와 알파고 개발자가 10년 만에 상징적 대결을 벌이는 의미있는 행사"라고 덧붙였다.
한편 구글 측은 신진서와의 친선 대국에 앞서 이날 오전 AI의 지난 10년과 미래 방향성을 조망하는 '구글 포 코리아 2026' 행사도 연다. 이 행사에는 이세돌이 참석한다.
GDM이 개발한 알파고는 2016년 3월 당시 이세돌을 4승 1패로 제압해 충격을 안겼다. 이후 온라인 대국에서 프로기사들에게 60전 전승을 거뒀다. 알파고는 중국 랭킹 1위 커제 9단과 3번기, 단체 상담기까지 합쳐 모두 68승 1패를 기록한 뒤 은퇴했다. 단 한 번의 패가 바로 이세돌에게 졌던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