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엔아이세움 제공밤을 지나 새벽으로 나아가는 짧은 여정 속에 자연과 인간의 시간이 겹쳐진다. 그림책 '새벽'은 손자와 할아버지가 작은 배를 타고 강을 따라 흐르며 맞이하는 한밤과 새벽의 순간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새벽'은 일본 그림책 거장 아베 히로시의 신작으로, 시베리아 원시림에서 직접 체험한 자연의 감각을 바탕으로 완성된 작품이다. 별빛 아래 모닥불을 피우고, 사냥꾼인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호랑이와 멧돼지 이야기가 밤을 채운다. 이윽고 안개가 걷히며 강과 숲을 물들이는 황금빛 새벽이 펼쳐진다.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밀도는 깊다. 독자는 소년의 시선을 따라 낯선 자연 속으로 들어가고,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생명과 시간의 흐름을 체험하게 된다. 밤에서 새벽으로 이어지는 빛의 변화는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 독자에게도 긴 여운을 남긴다.
작품은 그림책 고전 새벽에 대한 오마주로 출발하지만, 보다 강렬하고 야성적인 자연의 감각을 전면에 내세운다. 수채와 크레용을 오가는 표현은 새벽의 빛과 생명의 기척을 생생하게 드러낸다.
미래엔아이세움 제공 아사히야마 동물원 사육사 출신인 작가의 이력처럼, 작품 곳곳에는 살아 있는 존재에 대한 깊은 관찰이 배어 있다. 동물은 물론 숲과 강, 공기까지도 하나의 생명처럼 호흡한다.
간결한 문장과 압도적인 이미지로 완성된 '새벽'은 밤을 건너 도달하는 순간의 경이로움을 담아낸다. 어린이에게는 모험과 이야기의 즐거움을, 어른에게는 자연과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건네는 그림책이다.
아베 히로시 글·그림 | 황진희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