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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 전 눈물 쏟은 이상현 "후회는 1%도 없다…우리카드는 가족 같은 결속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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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이상현. 김조휘 기자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이상현. 김조휘 기자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 미들 블로커 이상현(27·200cm)이 입대를 앞두고 후회 없는 시즌을 마친 소회를 밝혔다.

이상현에게 이번 2025-2026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했다. 군 입대 전 마지막 시즌인 동시에 생애 첫 FA 자격을 얻는 해였기 때문이다. 최근 CBS노컷뉴스와 만난 그는 "여태 했던 시즌과는 다르게 마음가짐을 강하게 먹었다"며 "시즌이 끝났을 때 후회하는 일을 만들지 말자는 생각으로 매 경기 최선을 다했고, 실제로 후회는 남지 않는다"고 올 시즌을 돌아봤다. 팀이 6, 7위로 처지며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 포기하지 않고 최종 3위로 시즌을 마무리하며 프로 데뷔 후 가장 기억에 남는 팀이자 시즌이 됐다고 덧붙였다.

우리카드는 시즌 중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이 사퇴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 박철우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팀의 반등을 이끌며 정규리그 4위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고, 준플레이오프(준PO) 단판 승부에서 3위 KB손해보험을 꺾는 돌풍을 일으켰다. 이어 PO에서는 2위 현대캐피탈에 무릎을 꿇었으나, 2경기 모두 5세트까지 이어지는 끈질긴 승부를 펼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PO 2차전에서 탈락이 확정된 후 이상현이 흘린 눈물은 배구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그는 "2년 차 때부터 매년 시즌 마지막 경기마다 울었던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이번 눈물의 의미는 더 깊었다. 그는 "경기에 져서 아쉬운 것보다, 이제 군대에 가면 이 좋은 선수들과 감독님, 스태프들을 한동안 못 본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컸다"며 "코트 위 팬들을 보는데 1초 정도 허무함과 아쉬움이 교차하며 눈물이 났다"고 당시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프로 데뷔 후 지난 5시즌을 돌아보며 이상현은 우리카드라는 팀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1년 차부터 기회를 얻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을 '큰 행운'이라 표현한 그는 특히 이번 시즌 동료들과의 유대감을 강조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가족보다 선수들을 더 많이 봤는데, 시즌 중 반등하며 하나가 되는 과정에서 정말 가족이 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상현. 한국배구연맹이상현. 한국배구연맹
입대 시기를 앞당긴 결정에는 배구에만 집중하고 싶다는 프로 의식이 깔려 있었다. FA 계약 후 다음 시즌까지 뛰고 입대할 수도 있었지만, 입대 시기가 다가올수록 불안감에 집중력이 분산될 것을 우려했다. 그는 "개인적인 성향상 한 시즌을 확실하게 집중해서 끝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FA 계약 직후 곧바로 입대를 선택한 배경을 밝혔다.

기록적인 면에서도 이상현은 한 단계 진화했다. 비록 블로킹 1위 타이틀은 놓쳤지만, 스스로 느끼는 만족도는 더 높다. 그는 "2023-2024시즌 베스트7을 받았을 때보다 올해 배구 실력이 더 늘었다고 생각한다"며 "시즌 중에도 속공 폼이나 블로킹 손 모양을 바꾸는 시도를 계속했다. 이런 변화를 더 빨리 내 것으로 만들었다면 1위도 노릴 수 있었겠지만, 수치를 떠나 프로에 와서 가장 잘한 시즌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다만 시즌 초부터 이어진 어깨, 종아리, 무릎 등 잔부상으로 인해 몸이 올라오려 할 때마다 흐름이 끊겼던 점에는 진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시즌 중반 파에스 감독의 경질과 박철우 대행 부임으로 이어지는 격변의 시기도 솔직하게 회상했다. 이상현은 "파에스 감독님이 한 명씩 포옹하며 우실 때 후유증이 정말 컸다. 우리가 못해서 떠나시는 것 같아 죄송함에 며칠간 멍한 기분이었다"고 고백했다. 파에스 감독은 팀을 떠난 이후에도 봄 배구 진출을 축하한다는 연락을 보내며 끝까지 제자들을 챙겼다.

이런 팀을 다시 일으킨 것은 박철우 대행의 리더십이었다. 훈련 분위기가 처져 있을 때 박 대행이 직접 나서서 지른 호통이 선수들의 사고회로를 바꿨다. 이상현은 "마이 사인을 크게 해야 하는 상황에서 멍하게 있던 우리에게 철우 형이 '이게 힘들어?'라고 크게 소리치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이후 인상 쓰지 말고 웃으면서 재미있게 하자는 분위기가 전파되면서 시너지가 일어났다. 세트를 지더라도 다음 세트에 영향을 받지 않는 긍정적인 힘이 생겼고, 전에는 하지 않던 세리머니 아이디어를 직접 내기도 했다"며 "사실 마지막 삼성화재전까지도 봄 배구에 갈 수 있을 거란 확신은 없었지만, 매 경기 이기려고 집중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따라왔다"고 설명했다. 4라운드부터 살아난 비결에 대해서도 "부담감을 덜어내고 대화를 많이 나누며 훈련 때부터 서로 칭찬했던 사소한 변화가 경기장에서 자신감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이상현. 한국배구연맹이상현. 한국배구연맹
오랜만에 밟은 봄 배구 무대였지만 긴장감은 없었다. 이상현은 "3라운드부터 모토가 '재미있게 하자'였다. 철우 형도 이건 똑같은 한 경기일 뿐이니 즐기고 나오라고 강조하셨다"며 "덕분에 KB손해보험이나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도 웃으면서 즐길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경기력도 잘 나왔다"고 밝혔다.

이제 이상현의 시선은 국가대표팀과 상무에서의 미래로 향한다. 생애 첫 아시안게임을 앞둔 그는 "국제대회는 목표를 우승으로 잡고 나가는 것"이라며 "선수들 모두가 가진 것을 100% 끌어내면 충분히 좋은 결과가 가능하다"고 메달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또한 군 복무 기간 중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부상 부위를 보강하고, 서브를 자신의 확실한 무기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상현은 동료들과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형들이 배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편하게 해주셨고, 동생들도 내 장난을 잘 받아줬다"며 "팬들이 같이 울고 웃어주신 덕분에 지금 돌아보면 아쉬운 기억보다 행복한 기억이 훨씬 많다. 너무 좋고 감사한 시즌이었다"고 인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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