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미국과 이란이 4일(현지시간) 서로를 향해 "지옥을 보여주겠다"며 위협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협상 마감 시한을 이틀 앞둔 가운데 양측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를 둘러싼 공방을 이어가는 동시에 이란 상공에서 격추된 미군 전투기 탑승 실종자를 놓고도 치열한 수색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시간이 많지 않다. 그들에게 지옥문이 열릴 때까지 48시간 남았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이란에 합의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기까지 열흘을 줬던 때를 기억하라"고 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합의 시한이 오는 6일이라는 점을 재차 상기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지난달 21일 이란에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발전소 시설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가, 이틀 뒤 종전 협상을 이유로 닷새간 공격을 유예한 뒤 시한을 다시 열흘 연장한 바 있다. 그는 또 이란 폭격 영상을 올리며 "이번 테헤란 대규모 공습으로 이란 군을 형편없고 현명치 못하게 이끌어온 군 지도부 다수가 제거됐다"고 주장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란 석유화학 단지 공격 사실을 확인하며 "우리는 계속해서 그들을 부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군이 이란의 주요 에너지 기간시설에 대한 공격을 준비 중이며, 미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이란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란군 군사작전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알안비야 사령부의 알리 압둘라히 알리아바디 사령관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이란의 기반시설을 겨냥한 모든 공격에 대해 단호하고 광범위하며 제한 없는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공격을 감행할 경우 미군이 사용하는 모든 기반시설과 이스라엘 인프라도 지속적이고 파괴적인 타격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브라힘 졸파가리 대변인도 "적대 행위가 고조된다면 지역 전체가 당신들에게 지옥으로 변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란은 이날 새벽 이스라엘과 쿠웨이트를 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퍼부으며 미국의 압박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쿠웨이트 재무부 건물과 석유시설, 발전소, 담수화 시설이 타격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의 대치는 실종 미군 수색전으로도 번지고 있다. 미군 F-15E 스트라이크 이글은 지난 3일 이란 남서부 상공에서 격추됐고, 탑승자 2명 가운데 1명은 구조됐으나 무장통제사로 알려진 나머지 1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미국 측 군사작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실종자를 찾기 위한 놀라운 작전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란 측에서는 미국이 실종자를 구출하는 대신 관련 지역을 폭격해 제거하려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또 다른 군 소식통은 미국 전투기 여러 대가 전날 밤 코길루예 보예르아흐마드주 일부 지역을 폭격했으며, 이는 실종 미군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해당 인물이 실제 이란군에 억류돼 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란은 현재 실종 미군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을 봉쇄하고 현상금까지 내걸며 주민들의 수색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미국 역시 저고도 수색에 나섰지만, 이란군 공격에 노출될 위험이 커 구조 작전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전날 수색 작전에 투입된 미군 블랙호크 헬기 2대가 이란군의 공격을 받았으나 무사히 귀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격한 공방 속에서도 물밑 협상은 이어지고 있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휴전 중재 노력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고 이란 외무장관도 파키스탄의 노력을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이 군사적 압박과 수색전을 동시에 이어가면서 긴장 국면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