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정부가 의료·바이오 분야 인공지능(AI)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속도를 낸다. 루닛과 KAIST 컨소시엄이 중간성과 평가를 모두 통과하면서, 두 프로젝트는 GPU 지원을 이어받아 2단계 개발에 본격 착수하게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는 31일 'AI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중간성과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 사업은 범용 독자 AI 모델과 별도로 의과학·바이오 같은 산업 특화 모델을 키워 국내 AI 경쟁력과 생태계 확장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루닛과 KAIST 컨소시엄은 지난해 10월 말 선정돼 올해 9월까지 약 10개월간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번 평가에서 두 컨소시엄은 모두 글로벌 타깃 모델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 성능을 낸 것으로 평가됐다.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각 컨소시엄에 B200 GPU 256장을 지원해 왔고, 두 팀 모두 80점 이상을 받아 2단계 지원 기준인 70점을 넘겼다. TTA 검증 결과 개발 모델이 모두 프롬스크래치 방식으로 학습된 점도 확인됐다.
루닛 컨소시엄은 16B급 의과학 특화 모델을 개발해 의료 현장 적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 모델은 Claude 3.5 Sonnet 같은 초대형 모델과 비교해 의학논문 기반 질의응답 정확도, 답변 근거 일치성, 연구용 코드 작성과 데이터 분석 평가 등에서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최신 논문과 임상 데이터, 약물 정보를 함께 참고하는 임상 의사결정 지원 에이전트 시스템(CDSS)도 구축했다.
루닛은 지난 2~3월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초기 CDSS 모델을 실제 의료 데이터 기반 환경에 적용해 실증을 진행했다. 응급실 환자 위급도 5단계 분류에서 높은 정확도를 보였고, 진단명 일치율도 94.0% 수준을 기록했다. 약물 분야에서도 이상약물반응 판단과 보고서 작성 성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KAIST 컨소시엄은 2B급 바이오 파운데이션 모델 'K-Fold'로 단백질 복합체 3차원 구조 예측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 정확도는 구글 알파폴드3에 근접했고, 속도는 최대 30배 이상 빨랐다는 설명이다. 과기부는 알파폴드3가 약 30분 걸리던 구조 예측 시간을 평균 1분 이내로 줄였고, 데이터가 희소한 신규 약물 복합체의 예측 정확도도 높였다고 밝혔다.
2단계에서는 양쪽 모두 외연을 넓힌다.
루닛은 분자·단백질·오믹스까지 확장해 최대 32B 규모의 전주기 의과학 모델로 키우고, 7~8월 9개 병원과 SK바이오팜 등에서 실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카카오헬스케어와 함께 일반 국민 대상 맞춤형 의과학 챗봇 서비스도 실증한다.
KAIST는 기존 2B 모델을 7B로 확장하고, 7월 협력기관 대상 베타 서비스를 열어 실제 사용 환경에서 안정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이후 참여기관 HITS의 신약개발 플랫폼과 글로벌 제약사 Merck의 AI 신약개발 클라우드 서비스에도 탑재해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최동원 과기부 인공지능인프라정책관은 "약 5개월 정도의 기간에도 불구하고 의과학·바이오 특화 AI 모델을 개발하고 핵심 벤치마크에서 경쟁력 있는 결과를 확보했다"며 "진단치료·신약개발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실제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