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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정 대화 새 출발…李대통령 "고용유연성, 노동자 희생강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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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서 이재명 정부 1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출범식 및 정책 토론회 개최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AI 전환·채용 임금 공개 등 핵심 의제로 다뤄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사정이 12·3 내란 사태로 중단됐던 사회적 대화가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19일 본격 재개했다.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와 일자리 구조 개선, 인공지능(AI) 전환 대응 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사정이 신뢰를 쌓기 위한 대화의 장을 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새 정부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이날 청와대에서 1기 출범식 및 노동정책 토론회를 열고 '사회적 대화 2.0' 체제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이날 자리에는 이 대통령을 비롯해 노사정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속가능한 성장과 노동시장 구조 개선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고착화 문제가 최우선 공통 의제로 다뤄졌다. 발제자로 나선 한국노동연구원 박명준 연구위원은 "기업 내부 노사관계는 작동하지만 산업 전반의 격차를 조정하는 기능은 취약하다"며 초기업 단위 교섭과 노동자 대표성 확대의 필요성을 짚었다.

서울대 이정민  교수 역시 "처음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로의 문턱이 사실상 제한된 구조가 문제"라며 생산성 제고와 인력운영 혁신을 촉구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고용 유연성 문제와 관련해 혜택을 보는 기업이 안전망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의 타협안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이 원하는 고용유연성에 대해 노동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노동자들의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방식은 옳지 못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사측에서는 고용의 경직성이 문제라고 지적하지만, 노동자 입장에서는 '해고는 죽음이다'라는 생각에 (사측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양쪽 다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으로 이 대통령은 "노동계가 고용유연성을 양보하는 대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그 비용을 고용 유연화로 혜택을 보는 기업이 부담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누군가가 일방적으로 손실을 보기보다는 사회적 타협을 통해 균형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제1기 출범을 맞이해 청와대에서 열린 노동정책 토론회에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이 19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제1기 출범을 맞이해 청와대에서 열린 노동정책 토론회에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노동계는 이 같은 고용 유연화 방향에 즉각적인 우려를 표하며 반박했다. 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은 "고용 유연성이 확대될 경우 노동자의 지위와 권리가 약화될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반면 경영계를 대표한 손경식 경총 회장은 "근로자들이 성과에 따른 공정한 보상으로 근로 의욕을 높일 수 있도록 직무 중심의 임금체계 확산이 필요하다"고 밝혀, 노사 간 뚜렷한 시각차가 재확인됐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 문제에 대해 "똑같은 일을 했는데 소속이 다르다는 이유로 대가에 차별이 있는 것은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이런 인식도 바꿔야 한다. 사실 공평하지 않지 않느냐"고 능력주의의 착각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치열한 경쟁을 통해 잘하는 사람이 좋은 자리에 가는 게 맞다는 것은 그 현상 속에서는 맞는 말이지만, 현재 있는 불합리한 현실을 고치려는 접근도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청년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채용 공고 내 임금 정보 공개' 의무화도 주요하게 논의됐다. 한다스리 국제의료재단노조 위원장은 "수많은 채용 공고에서 임금에 대한 부분은 '회사 내규에 따름', '면접 후 협의'라고 표기돼 지원자들이 쉽게 알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이런 정보 비공개가 청년의 저임금 고착화란 결과를 낳는다. 지금 청년들에게 필요한 건 법을 개정해서 채용 공고 시 임금 명시를 의무화하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아주 일리 있는 말이다. 예를 들면 10%를 벗어나지 않는 평균 정도는 필요한 것 같다"고 호응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우리나라는 기업별로 교섭하고, 일종의 기업 영업 비밀 문제가 있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건 비슷한 일을 하고 차별받지 않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이라며 "이런 헌법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정부에서 임금 정보를 취합해 산업별로 표준적인 임금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토대로 노사 협상을 촉진할 생각"이라고 화답하며 제도 마련을 약속했다.

다가오는 인공지능(AI) 시대에 대한 노사정의 선제적 대응 필요성도 화두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추세적으로 노동자들의 위치가 더 불안정해질 텐데, 로봇세 같은 것도 나중에 한 번 얘기해야 한다"며 "기업의 부담을 늘려야 한다. 제도를 합리화해서 혜택을 받으면 (기업이) 부담해 줘야 (노동자들의) 저항이 적어진다"고 밝혔다.

아울러 노동계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할 역량을 키워서 생산성을 올리면 훨씬 좋은 기회가 된다"고 조언하며 정부 차원의 교육훈련 기회 제공을 약속했다.

이러한 산적한 과제를 풀기 위해 이 대통령은 무엇보다 노사정 간의 '신뢰 회복'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에게 "이번에는 의결을 하지 말자. 누군가를 압박하거나 하지 말고 일단 대화를 해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또 이 대통령은 "공개 토론도 하고, 더 내놓고 얘기하면 좋겠다", "멱살 잡을 건 진짜 잡고, 안 되는 건 법률로 맡기고, 정말 공감해서 필요하다면 법제화해야 한다. 그런 건 저희가 책임지겠다"고 대화의 의지도 다졌다.

한편, 노사정은 이날 인구구조 변화, AI 전환 등 주요 현안을 다룰 7개 위원회 구성을 확정 짓고, "인구 구조 변화, AI·녹색 전환 등 복합 대전환의 위기와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에 대응해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구축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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