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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부동산, 李와 文은 과연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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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세금은 핵폭탄, 써야 한다면 써야 한다"
집값 폭등 초래한 文정부 7·10 대책과는 다른 李정부 카드는?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류영주 기자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류영주 기자
개인적으로 아파트 가격에 관심이 없다. 13년 전 경기도 서부권에 작은 아파트를 장만했는데 별로 변동이 없다. 사는(Buy) 곳이 아니라 사는(Live) 곳이라 신경 안 쓴다.
 
'미친 전셋값'이란 말이 처음 생겼던 2013년 전세대란 때 씨가 마른 전세를 찾아 헤매다 어쩔 수 없이 주택담보대출을 왕창 받아서 구입한 집이다. 아직도 상환 완료는 감감하다. 은행에 월세를 10년 넘게 내고 있지만 이사를 안 다녀도 되니 맘은 편하다.
 
문재인 정부 당시 28차례나 되는 규제 세례도 상관없는 일이었고, 이후 집값 폭등 역시 남의 나라 얘기였다. 이재명 정부 출범을 전후로 한 서울 강남과 한강벨트 등의 불장도 강 건너 불구경이었다. 주담대도 다 못 갚은 주제에 투자 또는 투기? 언감생심이다. 그래도 집은 한 채 가져서 벼락거지 신세는 면했으니 다행이다.
 
새해 들어 이재명 대통령은 부동산 안정과 관련해 강력한 메시지를 연일 내놓았다. 부동산 투기를 "마귀"라고 규정하며 "버티는 것은 자유지만, 그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 대통령이 콕 찍어 지목한 '다주택, 비거주 주택, 초고가 주택' 보유자들에게는 공포였다.
 
이 대통령은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한시적으로 전세를 끼고 매매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다주택자들에게 주택 처분 기회를 준 것이다. 그러면서 "마지막 기회를 놓치고 후회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부동산 시장은 곧 반응했다. 서울 강남권에선 급매물이 쌓이며 매매가가 수억원씩 뚝뚝 떨어졌다. 드디어 '강남불패가 깨졌다'는 환호성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내친 김에 세금 카드도 꺼내들고 있다. 이 대통령은 17일 국무회의에서 "세금은 핵폭탄 같은 것"이라며 "최후의 수단으로 반드시 써야 하는 상황이 되면 써야 한다"고 말했다. 보유세 인상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이미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12일 CBS에 출연해 "보유세 개편 대책에 들어간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공시가격 상승으로 50% 넘게 보유세가 오른 강남권 등은 실제로 세제까지 개편되면 가격 하락세는 더욱 강해질 수 있다.
 
그런데 강남권 아파트값 하락은 서민 또는 비(非)부자와 아무 상관이 없다. 강남 집값 하락에 기분이 좋을 수는 있어도 100억 원 하던 집이 50억 원이 된들, 40억 원 하던 게 20억 원이 된들 '그림의 떡'일 뿐이다. 현금 부자들에게나 저점 매수 기회가 될까?
 
문제는 사정권에 있는 10억 원 아래 아파트들은 오히려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소외 지역으로 매수자가 몰리고 있다. 생애최초 구입 등 최대 6억원의 대출이 가능한 중저가 지역의 경우 매도가 아닌 매수의 "마지막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
 
여기에는 전세 물량 급감에 따른 불안감이 깔려 있다. 다주택자가 전세를 줬던 집들을 팔게 되면, 생활 터전을 떠나 서울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의 설명대로 임차인들이 다주택자들이 내놓은 주택을 구입하는 건데 공급보다 수요가 많으니 가격이 오르는 것이다. 신규 공급마저 말라 붙고 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4165가구. 4만6천 가구가 넘었던 지난해의 10분의 1도 안 된다.
 
정부는 아니라고 강변하지만 서울 아파트 전세와 월세 매물은 연초 대비 24% 안팎이나 줄었다. 당연히 전·월세 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보유세 인상을 단행한다면 오름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7.10 대책은 '취득세 12%, 보유세 6%, 양도세 82.5%'의 세금 폭탄을 던진 문재인 정부 부동산 대책의 완결판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였다. 보유세를 올리면서 양도세 중과로 출구마저 잠그면서 거래 절벽이 찾아왔고 집값은 아파트와 오피스텔, 서울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폭등했다. 전세난이 심해지면서 2+2 전세계약갱신청구권이 생겨났다. '똘똘한 한 채', '벼락거지'와 같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재명 정부는 문재인 정부와 다른 마지막 카드를 가지고 있을까? 문재인 정부 당시 비정상적으로 폭등한 아파트값을 정상화시켜 내집마련의 기회를 주면서 전·월세 시장까지 안정시킬 수 있을까? 아직까지는 강남 집값을 끌어내린 것 말고는 그리 낙관할 만한 상황이 아닌 것 같다. 정부의 묘책을 간절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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