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한국농아인협회 간부들의 부적절한 행위와 회계·운영 문제 등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보건복지부는 16일 한국농아인협회에 대한 특정감사와 중앙수어통역센터 위탁사업 점검 결과 총 23건의 부적절한 사항을 확인하고 수사의뢰와 처분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에서는 한국농아인협회 17건, 중앙수어통역센터 6건 등 총 23건의 문제 사례가 발견됐다. 복지부는 기관경고 13건, 시정 9건, 통보 16건 등 모두 49건의 처분을 내렸다.
복지부는 협회가 장애인 체육행사 등에서 수어통역사의 참여를 금지하도록 지시해 장애인의 의사소통 지원을 방해한 사실과 협회 예산으로 간부에게 약 3천만 원 상당의 고가 선물을 제공한 정황 등을 확인하고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집행부에 우호적인 수어통역사만 우선적으로 행사에 배치하고, 따르지 않는 경우 배제시킨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세계농아인대회 관련 예산을 불투명하게 운영한 의혹도 제기됐다. 수사 결과 혐의가 확인될 경우 관련 임원의 결격 사유 여부 등을 검토하고 추가 조치를 할 계획이다.
감사에서는 협회 운영 과정의 여러 문제도 드러났다. 일부 이사회는 정관에 따른 소집 통지를 하지 않아 의결의 적법성이 의심됐고, 자격 논란이 있는 이사들이 참석해 의사결정이 이뤄진 사례도 확인됐다.
협회 간부들이 태국 치앙마이로 외유성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실도 지적됐다. 당초 세계농아인협회 운영 예산 부족에 대비해 마련한 예비비를 사용했지만 실제 일정은 관광 위주로 구성됐고 현지 장애인 단체와의 교류 활동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복지부는 해당 여행 비용을 참가자들에게 환수하도록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당초 현지 장애인 단체들과 국제 협력한다는 취지로 태국을 간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교류 활동은 없이 관광만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성 비위 의혹으로 업무에서 배제된 간부가 업무배제 기간 동안 21건의 전자문서를 결재한 사실도 확인됐다. 복지부는 관련자 징계와 상벌위원회 개최 등 후속 조치를 요구했다.
협회 임원에게 지급되는 직책보조비를 내부 규정(월 150만 원)보다 두 배 많은 월 300만 원으로 임의 인상해 지급한 사실도 드러났다. 중앙수어통역센터장에게도 지급 대상이 아님에도 직책보조비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초과 지급액 약 4300만 원은 환수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복지부는 협회의 운영 문제와 사회적 물의 등을 고려해 올해 예정됐던 국고보조사업 예산 약 3억 원 지급을 보류하기로 했다. 향후 지원 재개 여부는 수사 결과와 협회의 개선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수어통역센터 운영 구조도 개선하기로 했다. 현재 한국농아인협회 중심으로 운영되는 체계를 개선해 지자체와 사회복지법인 등으로 운영 주체를 확대하고, 센터장 채용과 회계 처리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관리·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