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공개한 '장대한 분노 작전'(Operation Epic Fury) 사진.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 홈페이지 캡처지난 주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단행했다.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토요일 아침 시간에 가족 4명과 함께 폭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국민들에게 정권 장악을 위해 행동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체포 때와 비슷하다. 이른바 '단호한 행동과 깔끔한 철수'(decisive action and a clean exit)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대한 분노 작전'(Operation Epic Fury)에 따른 이번 공격이 "4~5주 정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공격에 앞서 지난 달 11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백악관에서 사전 논의를 했다. 백악관 홈페이지 캡처하지만 전쟁을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시점에 끝낼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이란의 인구는 8952만여 명, 영토는 한반도 면적의 8배다.
바이든 행정부 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이란 담당 국장을 역임한 네이트 스완슨(Nate Swanson)은 "이번 공격이 수렁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4일 전에 '하메네이는 순교를 결심했고 이란은 강력한 반격에 나설 것'이라고 예견했다. (포린 어페어즈, '이란이 확전에 나설 이유' Why Iran Will Escalate? 2026년 2월 24일)
협상을 선택했던 지난해 6월 미국의 핵시설 폭격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체제 전복을 목표를 내건 이상, 이란에게는 결사 항전 밖에는 달리 선택지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란은 미사일과 자폭 드론으로 즉각 보복 공격에 나섰다. 중동의 13개 기지에 주둔하고 있는 약 4만 명의 미군이 핵심 표적이다
호르무즈 해협도 봉쇄를 시작한 데 이어, 이스라엘 민간 시설에 대한 공격 그리고 중동의 친미 국가들의 석유 시설에 대한 폭격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레바논의 무장 세력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대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퍼부으며 이미 참전을 공식화했다. 중동의 다른 친이란 무장 단체도 보복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83년 10월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미군 241명이 사망했다. 친이란 무장세력이 자살 폭탄 트럭을 몰고 해병대 막사로 돌진한 것이다.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테러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듬해 초 레바논에서 미군을 철수시켰다.
이번 전쟁이 길어질 경우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내 중동 개입 반대 여론에 부딪혀 공격을 먼저 중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는 언제나 겁을 먹고 도망친다'는 이른바 '타코'(TACO, Trump Always Chickens Out)의 군사용 버전이다.
지난 해 6월 핵시설에 대한 공격을 받았을 때와 달리, 이란이 이번에는 강력한 보복 공격으로 맞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달 11일 테헤란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설하는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 이란 대통령실 홈페이지 캡처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에 대한 '허풍'은 이미 우크라이나에서 입증이 됐다.
단 24시간 안에 끝낼 수 있다던 러시아의 침공 전쟁은 취임한 지 1년이 훨씬 넘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전쟁에 대한 미국 대통령의 오판과 허세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아들 부시 대통령 때인 지난 2001년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아프가니스탄을 무력 침공하고 탈레반 정권을 축출했다.
환호로 시작된 전쟁은 20년 동안 계속되다 결국 실패로 끝났다. 미군은 2021년 8월 카불에서 도망치듯 굴욕적으로 철수했다.
이 전쟁에서 미국은 8천억 달러의 전쟁 비용을 투입하고도, 미군 2400여 명의 목숨을 잃었다.
2003년 3월에는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를 침공해 정권을 교체하고 사담 후세인 대통령도 체포했다.
미국은 수 조 달러를 쏟아부으며 약 8년 동안 전쟁을 벌였다. 하지만 이라크는 달라지지 않았다.
침공의 명분이었던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의혹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미국은 이런 허망한 전쟁에 미군 약 4500명 사망, 3만2천여 명 부상이라는 대가를 치렀다.
미국은 이번 이란 공격에 앞서 지난 달 4일 사우디아라비아 킹 파이살 해군기지(King Faisal Naval Base)에서 '인디고 디펜더 26'(Indigo Defender 26) 훈련을 실시했다. 사진은 대테러부대 소속 미군 해병대원이 M240B기관총을 조준하는 모습.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 홈페이지 캡처
미국이 중동에서 무리한 전쟁을 벌이던 기간은, 중국이 군비 증강을 통해 군사 강국으로 떠오른 시기와 일치한다.
중국은 대략 2010년 이후부터 남중국해의 무인도와 암초들을 매립하고 콘크리트를 부어 군사 기지로 만들었다.
2015년에서 2020년 사이에는 해군 전투함 수에서 미국을 추월했다. (2023년 4월 미국 의회조사국 CRS 보고서)
중국은 이제 독자 기술로 건조한 항공모함을 앞세워 작전 범위를 대양으로 확장하고 있다.
공군의 경우, 2000년대에 들어 자체 개발 전투기 J-10을 생산한 이래, 2018년부터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 J-20를 실전에 배치했다.
조기경보통제기와 공중급유기의 국산화에도 성공했고, 미국의 B-52에 필적하는 H-6K와 H-6N 전략폭격기도 보유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 현대화에 관한 연구, 박병광, 2019년)
2022년 8월 낸시 팰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부터 중국은 대만해협에 미군이 그어놓은 중간선을 무시하고 있다.
인민해방군은 대만 섬을 포위하는 실탄사격 군사훈련을 반복하고 있다. 미군의 방어 의지가 약해지면 언제든 기습 침공할 태세를 갖추는 것이다.
최근 중국 공군 모 부대에서 실시한 비행 훈련 모습. 중국 국방부 홈페이지 캡처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이란 침공 전쟁이 장기화한다면, 미군은 또다시 중동에 발이 묶인 채 소모전에 빠질 우려가 있다.
그렇다면 미국과 이란의 전쟁은 중국에게 조개와 도요새가 싸우는 방휼지쟁(蚌鷸之爭)의 형국이 된다.
당장은 국제유가가 올라 경제가 힘들어지겠지만, 중국은 때를 기다려 어부지리(漁夫之利)의 기회를 잡으려 할 것이다.
강성웅 국제정치 칼럼니스트
- 전 YTN베이징 특파원, 해설위원실장
※ 외부 필진 기고는 CBS노컷뉴스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