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의 SNS 활동이 연일 다양해지는 모양새다.
주요 일정에 대한 대국민 보고의 성격을 넘어서서, 현안에 대한 토론, 업무지시, 칭찬과 질타 등이 두루 담기면서, 말 그대로 국정운영의 긴장감을 높이는 '다용도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26일에도 X에만 4건…거의 매일 게시하며 SNS '활보'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6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우리들의 이순신' 관람을 마친 뒤 외국인 관람객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26일에만 엑스(X, 옛 트위터)에 4건의 게시글을 올렸다.
오전에는 불법시설 정비가 제대로 지지 않았다며 관련 공직자에게 더 늦기 전에 재조사와 재보고를 제대로 하라는 지시와, 주식시장 개혁과 자본시장 선진화, 주택시장 안정, 부동산투기공화국 탈출에 대한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오후에는 할당관세를 악용과 교복비·학원비 점검 의지를 다진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 대한 칭찬과, '뉴 이재명'과 '올드 이재명'에 대한 분석을 실은 한겨레신문의 사설을 인용한 게시글을 올렸다.
이 대통령의 SNS 활용, 특히 X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부동산 관련 정책 의지를 게시하면서부터다.
지난달 25일에는 다주택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와 관련한 내용만 3차례나 게시했다. 같은 달 28일에는 하룻 새 X에만 6건의 글을 올리며 지자체 금고, 설탕부담금, 광역지자체 통합, 외교 등을 다뤘다.
최근에도 거의 매일 1~5건의 게시글을 올리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정책현안 대응, 공직사회엔 칭찬·경고 병행…'전방위 도구화'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이 대통령의 SNS는 내용을 살펴보면 사실상 전방위 도구에 가깝게 활용되고 있다.
주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현안과 관련한 갑론을박에 대해서는 설명에 나서는가 하면, 반대 주장에 대해서는 반박에도 나서고 있다.
논란이 일고 있는 현안에 대해서는 내용을 소개하며 국민들의 의견을 묻기도 했다.
정책과제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정부부처 기관장들의 게시글은 리트윗(인용)해 칭찬을 하는가 하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조치에 대해서는 사실상 경고에 나서며 추진을 압박했다.
이날 게시된 4개의 글도 시간과 내용이 모두 달랐다. 행정압박, 정책의지, 칭찬, 지지층에 대한 분석을 담은 정무적 시각을 하루에 모두 거론한 것이다.
국정 이행에 속도감…다음 국정과제로의 화제 전환도
이 대통령의 전방위적 SNS 활용은 국정과제 이행에 속도감을 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대통령 권한인 대통령령으로 행정조율에 나서는 것은 내용적 한계가 있으니 입법이나 관계부처의 적극행정, 지자체의 자발적인 움직임 등을 이끌어내야 하는데, 이를 SNS를 통해 유도하는 것이다.
전국민에게 공개된 SNS를 통해 특정 인물이나 기관은 칭찬하고, 이행이 미진한 기관에 대해서는 질책을 가하는 것은 공직사회를 향한 당근과 채찍 병행으로도 읽힌다.
이에 더해 최근 '주가 누르기 방지법' 등을 언급한 것은, 다음 국정과제를 향해 자연스럽게 무게를 옮겨달라는 주문이기도 하다.
정부부처에게는 관련 내용 준비를, 국회에는 관련 입법 처리를 당부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공직사회 '칭찬경쟁'·'찍히면 큰일', 정치권도 '긴장'…靑 "소통 지속될 것"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임관식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처럼 활발한 대통령의 SNS 행보에 공직사회와 정치권에는 모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공직사회의 경우 칭찬을 받기 위한 경쟁이 펼쳐지는가 하면, 소위 '찍히면 큰일 난다'는 우려 또한 적지 않게 발생하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지지율 고공비행은 이 대통령의 SNS 파급력을 더욱 높이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23~25일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이날 공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긍정평가한 응답은 67%, 부정평가는 25%로 나타났다. 긍정평가 67%는 이 대통령 취임 후 최고치다.(휴대전화 가상번호 100% 전화면접.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14.9%.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방선거 출마를 앞두고 있는 여권 정치인들은 이 대통령의 SNS에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기를 희망하는 모양새다.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은 지난해 말 이 대통령의 SNS글로 서울시장 선거 주요 주자로 발돋움했다.
이 대통령은 인천시장 선거를 준비하는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에 대해서는 지난 22일 안중근 의사 유묵 귀한을, 부산시장 선거를 준비하는 민주당 전재수 의원에 대해서는 지난 19일 부산지역 성과를 각각 칭찬했다.
이 대통령의 SNS는 당청갈등 해소의 도구로도 사용됐다. 이 대통령은 전날 "민주당은 야당의 극한투쟁 등 여러 장애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맡긴 일을 잘하고 있다"고 말해 당청갈등 논란 불식에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같은 SNS 행보가 "결국 대통령이 집권 초부터 계속해서 강조해 온 국민과의 소통 확대 아니겠느냐"며 "일관된 정책기조와 추진, 이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 확인이 이뤄진 만큼 대통령의 소통 또한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