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9단(사진 오른쪽) vs 왕싱하오 9단. 사진은 대국 후 복기 장면. 한국기원 제공중국 바둑의 '신성(新星)' 왕싱하오(22) 9단은 녹록지 않았다. '세계 1인자' 신진서를 울린 그였다. 세계 최고 상금이 걸린 기선전의 승부 추를 원점으로 돌렸다.
중국 랭킹 3위 왕싱하오는 26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특설 대국장에서 열린 제1회 신한은행 세계기선전 결승 3번기 2국에서 한국 랭킹 2위 박정환(33) 9단에게 294수 만에 백 1집 반승을 거뒀다. 그는 전날 열린 결승 1국에서 154수 만에 흑 불계패를 당했다. 이로써 종합전적은 1-1이 됐다. 우승컵의 향방은 27일 최종국에서 가려진다.
왕싱하오 9단(사진 왼쪽)의 착수 장면. 한국기원 제공
이날 대국은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전개됐다. 인공지능(AI) 그래프도 경기 내내 요동쳤다. 승부의 향방이 수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100수 넘게 박빙으로 전개되던 국면에서 강수(135수)가 통하며 박정환(흑)이 앞서나갔다. 하지만 흑은 이후 우세를 이어갈 수 있는 정교한 수순을 놓쳤다. 왕싱하오(백)가 형세를 뒤집었다. AI 그래프는 90% 이상 백에게 기울었다. 패배를 직감한 흑은 대마를 건 승부수를 던졌다. 백이 실착을 범했다. AI 그래프는 요동치기 시작했다. 10집 이상 벌어졌던 차이는 한때 반집까지 좁혀졌다. 다만 역전에 미치지는 못했다. 결국 백의 1집반 승으로 끝났다. 박정환은 이날 패배로 왕싱하오와의 상대 전적에서 2승 3패로 밀리게 됐다.
지난 5일 열린 '농심신라면배' 신진서 9단(사진 오른쪽) vs 왕싱하오 9단. 사진은 종국 후 복기 장면. 완패한 왕싱하오의 당황한 표정이 읽힌다. 한국기원 제공왕싱하오는 신진서(25)보다 3살 어리지만, 중국 랭킹 1~3위를 오가는 실력자다. 한국을 위협할 차세대 기사로 손꼽힌다. 지난해 4월 '북해신역배'에서 우승하며 첫 세계대회 정상에 올랐다.
특히 이번 대회 8강에서 우승 후보 신진서에게 완승(259수 끝 흑 불계승)을 거둔 파란의 주역이다. 앞서 2024년 7월 열린 '응씨배' 본선 16강에서도 신진서에게 승리(180수 끝 백 불계승)했다. 다만 통산 상대 전적은 5승 2패로 신진서가 앞선다.
이날 대국 후 왕싱하오는 "중반 전투 이후 형세가 호전됐다. (그때부터)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 대회는 제한 시간이 매우 짧기 때문에 평상심을 유지하며 대국에 임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최종국 임전 각오를 밝혔다.
세계기선전은 1년 주기로 열리는 세계 대회 중 최고 상금을 자랑한다. 우승 상금은 4억 원이다. 준우승 상금은 1억 원이다. 제한 시간은 피셔(시간누적) 방식으로 30분에 추가 시간 20초가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