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문건'에서 공개된 빌 게이츠의 사진. 연합뉴스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과거 러시아 여성들과의 외도 사실을 인정하고, 제프리 엡스타인과 교류한 것에 대해 "큰 실수였다"고 사과했다.
게이츠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직원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이번 일로 자선단체에 먹구름을 드리운 것에 용서를 구하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게이츠는 "나는 불법적인 일을 하지 않았고, 불법적인 것을 보지도 않았다"며 엡스타인 범죄 연루설에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입수한 타운홀 미팅 녹음에 따르면, 게이츠는 "브리지 경기에서 만난 러시아인 브리지 선수와, 사업 활동 중 알게 된 러시아인 핵물리학자와 각각 관계를 가졌다"며 "다만 이들은 엡스타인의 성 착취 범죄 피해자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앞서 WSJ은 지난 2023년 엡스타인이 게이츠의 불륜 사실을 빌미로 협박을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엡스타인은 2013년 게이츠의 외도 상대였던 브리지 선수 밀라 안토노바에게 학비를 지원한 뒤, 2017년 게이츠에게 해당 비용 상환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인 핵물리학자는 게이츠 회사 직원 출신으로 알려졌다.
최근 추가로 공개된 '엡스타인 문건'에는 게이츠가 러시아 여성들과 관계를 맺어 성병에 걸렸고 이를 멀린다에게 숨기려 했다는 의혹도 담겼다.
또한 게이츠는 '엡스타인 문건'에 나온 사진과 관련해서는 "회의 직후 엡스타인의 수행 비서들과 함께 찍은 사진일 뿐"이라며 "엡스타인 피해자들이나 엡스타인 주변 여성들과 시간을 보낸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엡스타인의 전용기 동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엡스타인과 함께 숙박하거나 엡스타인의 개인 섬을 방문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게이츠는 2011년 처음 엡스타인을 만났다고 밝혔다. 이는 엡스타인이 2008년 미성년자 성매매 권유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후다.
이에 대해 게이츠는 "엡스타인이 모임에 다른 저명한 인사들을 참석시켰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정상적인 것처럼 느끼기가 더 쉬웠다"고 토로했다.
게이츠는 "엡스타인과의 교류가 그의 평판을 세탁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점을 깨달았고 게이츠 재단 임원들을 성범죄자와의 회의에 참석시킨 것은 엄청난 실수였다"며 "이는 게이츠 재단의 가치와 완전히 배치되는 일"이라도고 했다.
끝으로 게이츠는 "2014년이 엡스타인과 마지막으로 만난 해였고, 엡스타인이 몇 가지 '부수적인 문제'를 제기했다"며 "그 후에도 엡스타인이 계속해서 이메일을 보냈지만, 답장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