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크루즈터미널 24시간 운영의 첫 대상 선박인 리가타호. 부산항만공사 제공부산항 크루즈터미널에 국내 항만 개항 이후 처음으로 24시간 운영이 적용된다. 부산항의 글로벌 위상은 물론 크루즈 관광객들이 야간에도 터미널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되면서 지역 관광 산업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첫 크루즈터미널 24시간 운영…승객들 출항일까지 자유롭게 승선 가능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는 올해 첫 오버나잇 크루즈(Overnight Cruise)인 리가타(Regatta)호의 입항에 전국 최초로 크루즈터미널 24시간 운영이 적용된다고 23일 밝혔다.
세계 4대 크루즈 그룹사 중 하나인 노르웨이지안 크루즈 소속 선박인 리가타호는 3만t, 승객 정원 650명 규모로 한국과 일본, 중국을 15일간의 일정으로 운항한다.
출발지인 인천에서 지난 21일 오후 출항해 이날 부산항 크루즈터미널에 입항한 뒤 오는 24일 오전 10시 일본 가나자와를 향해 출항할 예정이다.
선박이 항구에서 하루 이상 정박하는 오버나잇 크루즈는 그동안 부산항을 포함해 국내에서 몇 차례 있었지만, 터미널 운영시간 제약으로 인해 승객들은 오후 10시쯤 선박으로 복귀해야 했다. 형식상 1박 2일 기항이지만 야간 관광은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부산항 영도 크루즈터미널. 부산항만공사 제공하지만, 리가타호는 국내 항만 개항 이후 처음으로 터미널 24시간 개방 운영이 적용됐다. 승객들이 입항일 오후 10시까지 하선하면, 이후 승선은 하루 뒤인 출항일 오전 10시까지 자유롭게 가능하다.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 등 관계기관 협력의 결실
이번 크루즈터미널 24시간 운영은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 CIQ(세관검사·출입국관리·검역) 기관들의 협력이 만들어낸 결실로 평가받는다.
크루즈터미널을 24시간 운영하기 위해서는 CIQ 기관의 협업 체계 유지와 보안 관리, 승객 동선 통제, 비상대응체계까지 항만 운영 전반을 확장해야 한다
이에 시와 항만공사는 해양수산부와 CIQ 기관 등 관계 기관과의 협의를 이어가며 야간 공조 운영 체계를 준비했다.
특히, 시는 지난해 '제8회 중앙지방정책협의회'에 터미널 연장 운영에 대해 공식 건의하는 등 현장의 요구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애써왔다.
부산항에 입항한 대형 크루즈선. 송호재 기자부산항의 항만 운영 국제 위상 상승…크루즈 유치 경쟁 유리
크루즈터미널 24시간 운영 전환은 부산항의 전략적 위상에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과 일본,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 주요 크루즈터미널은 선사의 요청이 있을 경우 24시간 운영을 지원하는 체계를 이미 갖추고 있지만, 그동안 국내 항만은 운영 시간 제약이 명확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24시간 터미널 운영사례가 부산항이 글로벌 항만 수준의 운영이 가능하다는 신호를 선사에 보낸 것으로 평가한다.
이는 앞으로 프리미엄과 장거리 크루즈 유치 경쟁에도 중요한 판단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송상근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부산항이 글로벌 크루즈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시설 확충뿐만 아니라 선사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운영 체계가 필수적"이라며 "앞으로도 시장의 요구에 유연하고 기민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낮에는 국제시장 밤에는 황령산 전망대…지역 관광산업에도 호재
무엇보다 크루즈 관광객의 체류 시간이 실질적으로 늘어나면서 지역 광광 산업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크루즈 터미널 24시간 운영에 따라 승객들이 부산의 야간 관광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부산시 제공첫 주자인 리가타 호 승객들은 주간에 해동용궁사와 동백섬 누리마루, 자갈치시장, 국제시장, 범어사 등 부산 주요 관광지는 물론 인근에 위치한 경주를 둘러볼 예정이다.
이후 저녁부터 황령산 전망대에서 야간 관광 콘텐츠를 즐기며 부산의 밤이 지닌 매력을 만끽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시는 SNS 팔로우 이벤트와 '나이트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해 크루즈 관광객들의 흥을 돋운다는 계획이다.
"일회성이 아닌 체류형 관광으로" 부산시, 기항지 관광 전략 추진
올해 부산 크루즈 시장은 오버나잇 크루즈 입항뿐만 아니라 중국발 크루즈 입항 증가와 준모항 운영 확대 등 대변혁의 시대를 맞고 있다.
실제로 올해 부산항에는 오버나잇 크루즈 9항차, 중국발 크루즈 169항차, 준모항 운영 20차례 등 모두 442항차의 크루즈 선박이 입항해 8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부산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이에 맞춰 기항지 관광 활성화 추진 전략을 수립하고 부산만의 차별화한 기항지 관광 상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부산 영도에 입항항 중국발 크루즈 '아도라 매직 시티'호. 부산항만공사 제공시는 선사별 마케팅 전략을 세분화하고 관광객 이동 편의 개선과 터미널 활대 이미지 제고 등 수요자 중심의 관광편의 증진을 통해 크루즈 특화 관광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미식과 지역 축제, 전통시장 체험 등 일상 중심의 기항지 관광 콘텐츠 확대를 통해 부산만의 차별화한 매력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관광을 마치고 떠나는 이들을 위해 환송 공연과 포토존 운영, 도시 이미지를 반영한 기념품 팝업존을 조성해 부산을 기억하고 다시 방문할 수 있도록 설계할 예정이다.
박형준 시장은 "부산의 자연경관과 미식, 전통시장, 야간관광 콘텐츠까지 낮과 밤을 아우르는 차별화한 기항지 관광 상품을 개발해 나가겠다"며 "이를 통해 기항지 관광 경험이 일회성 관광이 아닌 체류형 관광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