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 세계 각국에 부과한 이른바 '상호관세'가 위법이라고 미 연방 대법원이 20일(현지시간) 판결했다.
대법원은 이날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대통령에 관세 부과 권한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무역적자를 이유로 전 세계 무역 상대국에 부과한 10%의 기본관세에 더해 국가별로 매긴 상호관세는 법적 기반이 무너졌다.
상호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인 관세 정책이다. 이번 대법원 결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받게 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관세를 인하하는 조건으로 새로운 무역 합의를 한 한국 등 일부 국가들의 혼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 연방대법원이 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 등의 부과가 위법하다고 판결했지만 미 행정부는 이 법에 명시된 긴급권한 외에 다른 수단을 활용해 관세 정책을 포기하지 않고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대법원 결정에 앞선 공개 연설에서 "전체 세수 측면에서 대략 같은 수준으로 관세를 계속 징수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해 관세 정책 유지 방침을 시사했다.
대법원이 IEEPA에 근거한 관세를 막았지만 우회 방법을 찾아 유사한 수준의 관세 정책을 재개할 수 있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기본 방침이다.
앞서 베선트 장관은 무역법 301조, 122조, 무역확장법 232조 등 3개 조항을 언급하며 이를 근거로 현 상호관세와 동일한 관세 구조를 다시 만들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들 수단은 조사 등 절차에 최소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임시 대체안을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
무역적자 심화 시 150일 동안 15%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무역법 112조를 통해 시간을 벌고 추후 관세를 유지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관세법 338조도 대체 수단으로 거론된다. 이 조항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미국을 부당하게 차별한 국가에 연방 기관의 조사 결과가 없이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할 광범위한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한다.
미 워싱턴DC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법 338조를 대체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서도 "이전 행정부는 관세법의 이 조항을 사용한 적이 없으며, 이를 적용하는 것은 거의 확실하게 법적 분쟁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