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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사이버 따돌림'으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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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0~17:30)
■ 방송일시 : 2026년 2월 20일(금) 오후 5시
■ 진행자 : 류도성 아나운서
■ 대담자 : 김정은 변호사(법무법인 결)

<시사매거진 제주>, 김정은 변호사
신고 들어오면 빠르게 '학폭위'에서 사건 심의
단체채팅방, SNS 등 사이버공간에서 갈등 많아
사이버공간 통해 다른 학교 학생들과도 갈등
사소한 사안도 학폭위에서 다뤄 '사건화'
스스로 갈등 풀어갈 수 있는 교육도 필요

김정은 변호사. 법무법인 결 제공김정은 변호사. 법무법인 결 제공
◇류도성> 3월이 다가오면서 새 학기를 준비하는 가정들이 많습니다. 이 시기만 되면 학부모들이 가장 걱정하는 문제 중 하나가 바로 학교폭력인데요. 개학을 앞두고 상담이 늘어나는 편인가요?

◆김정은> 사실 학교폭력 사건 자체가 특정 시기를 타서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성격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개학을 앞둔 시기에는 학부모님들이 한 번쯤 이 문제를 더 떠올리게 되죠. 새로운 환경에서 아이가 잘 적응할 수 있을지, 혹시 갈등 상황에 놓이진 않을지 자연스럽게 걱정이 커지는 시기니까요. 그래서 이맘때쯤 되면 상담이 급격히 늘어난다기보다는, 미리 알아보고 대비하려는 문의나 검색, 이런 것들이 조금씩 이어지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류도성> 요즘은 예전보다 학교폭력 문제를 훨씬 엄격하게 다룬다는 느낌도 있는데요. 실제로 처리 방식이 많이 달라졌다고 봐야 할까요?
 
◆김정은> 많이 달라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친구들끼리 다툼이 생기면 선생님이 중재를 하거나, 당사자끼리 사과하고 마무리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신고가 들어오면 비교적 빠르게 공식 절차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흔히 말하는 학폭위에서 사건을 심의하게 됩니다. 제3자가 개입해서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구조가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류도성> 그렇게 제도적으로 처리되는 것이 피해자 보호 측면에서는 필요해 보이기도 합니다.
 
◆김정은> 맞습니다. 이 제도가 만들어진 이유 자체가 바로 그 부분입니다. 과거에는 학교 안에서 조용히 덮이거나, 공정하지 못하게 처리됐다는 지적도 많았기 때문에 지금은 가능한 한 객관적인 기준으로 판단하고 피해 학생을 보호하려는 방향으로 제도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 취지 자체는 충분히 의미가 있고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류도성> 그런데 요즘 학교폭력이라고 하면 예전처럼 물리적인 폭력만 떠올리게 되진 않는 것 같아요. 양상 자체가 좀 달라진 것 아닌가요?
 
◆김정은> 그게 가장 큰 변화 중 하나입니다. 물론 신체적인 폭력도 여전히 문제지만, 최근에는 사이버 공간에서 벌어지는 갈등이 훨씬 많이 문제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단체 채팅방에서의 따돌림, 메시지나 SNS를 통한 비난, 온라인에서의 소외 같은 형태들이 아이들에게는 굉장히 크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류도성> 오히려 물리적인 폭력보다 더 힘들게 느껴질 수도 있겠네요.
 
◆김정은> 그렇습니다. 예전에는 학교 안에서 일어난 일이 학교 안에서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온라인 공간으로 계속 이어지다 보니까 갈등이 멈추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도 단톡방에서 상황이 이어지고, 그게 다시 다음 날 학교로 연결되는 식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체감하는 스트레스가 더 크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습니다.
 
◇류도성> 그리고 요즘은 같은 학교 안에서만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김정은> 맞습니다. SNS나 게임, 단체 채팅방 등을 통해 다른 학교 학생들과도 관계가 이어지다 보니 갈등이 학교의 경계를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지역의 다른 학교 학생들끼리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타 지역 학생들과 갈등이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학교 안에서만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경찰 조사로 이어지거나 여러 학교가 함께 관여하는 상황까지 가기도 해서 사건의 범위 자체가 예전보다 훨씬 넓어진 느낌을 받습니다.
 
◇류도성> 학부모님들이 특히 걱정하는 부분 중 하나가, 이런 일이 생겼을 때 진학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이잖아요.
 
◆김정은> 그 부분 때문에 갈등이 생겼을 때 긴장도가 훨씬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처분의 종류나 정도에 따라 기록이 남을 수 있고, 그게 이후 진학 과정에서 영향을 줄 수 있다 보니 사건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부모님들이 굉장히 예민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갈등이 생기면 관계를 어떻게 회복할지보다는 '이게 기록으로 남는 건 아닌가'부터 걱정하게 되는 상황도 생깁니다.
 
◇류도성>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공식 절차가 중심이 되다 보니까, 사소한 갈등도 학폭위로 가는 경우가 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김정은> 그런 체감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기준이 분명해진 만큼 억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반대로 아이들 사이의 갈등이 곧바로 '사건'이 되는 구조가 된 측면도 있습니다.
 
◇류도성> 그런데 같은 학교가 아니라 다른 학교 학생들끼리 문제가 생겨서 경찰에 먼저 접수됐다가, 그 일이 다시 학교폭력 사안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면서요?
 
◆김정은> 그런 사례도 실제로 종종 있습니다. 학교 밖에서 다른 학교 학생과 다툼이 생기거나 어떤 문제가 있어서 경찰 신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 사건이 형사 절차와는 별개로 학교폭력 사안으로 접수돼서 학폭위가 열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류도성> 그러면 형사 문제와 학교 징계가 동시에 진행될 수도 있다는 말씀이군요.
 
◆김정은> 그렇습니다. 형사 절차는 형사 절차대로 진행되고, 학교에서는 학교폭력 사안으로 별도의 판단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게 가능하다 보니, 피해자 측이 형사 처벌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끼는 경우에, 학교폭력 신고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피해자 보호라는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때로는 갈등 해결의 방향이 '어떻게 관계를 풀어갈까'보다는 '어떤 절차를 통해 더 큰 불이익을 줄 수 있을까'로 흐르는 것 아닌가 하는 고민이 들 때도 있습니다.
 
◇류도성> 그 말씀은 제도의 취지와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작동하는 측면도 있을 수 있다는 의미일까요?
 
◆김정은> 저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분명히 공감합니다.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구조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다만 한편으로는 이 제도가 아이들을 올바르게 이끌기 위한 교육적 목적에 맞게 작동하고 있는지,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도 있는 것 같습니다.
 
◇류도성> 조금 더 설명해 주신다면요?
 
◆김정은> 아주 기본적으로는 예전에는 선생님이 개입해서 중재하는 경우도 많았잖아요. 물론 그 과정에서 감정이 개입될 수도 있고, 완벽하게 공정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문제들이 쌓이면서 지금처럼 제3자가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죠. 그런데 저는 한편으로는 그런 불완전함을 조정해 나가는 과정 자체도 교육의 일부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류도성> 그 갈등을 풀어가는 과정 자체가 교육일 수 있다는 말씀이군요.
 
◆김정은> 아이들이 갈등을 겪고, 그걸 어른들이 함께 조정해가면서 관계를 이해하고 책임을 배우는 과정도 분명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갈등이 생기면 비교적 빠르게 공식 절차로 들어가다 보니까, 관계를 회복할 기회 자체가 줄어드는 건 아닌가 하는 고민이 들 때도 있습니다. 심지어, 학폭위에 들어가게 되면, 피해자 측이 원하는 경우 완전히 분리되어, 가해자 측에서 사과할 수 있는 기회도 없어지거든요. 물론 사과를 핑계로 또 다른 보복이나 괴롭힘을 막기 위한 조치이지만, 아이들이 관계 속에서 책임을 지고 사과하고, 용서하는 과정들이 모두 차단된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습니다. 
 
◇류도성> 특히 제주처럼 공동체가 가까운 지역에서는 더 고민이 될 수도 있겠네요.
 
◆김정은> 맞습니다. 학교 안에서의 관계가 학교 밖에서도 계속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순히 처분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이후의 관계까지 함께 고민해야 하는 상황도 많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가'라는 질문을 자주 하게 됩니다.
 
◇류도성> 결국 제도는 필요하지만, 그 방식에 대해서는 계속 고민이 필요하다는 말씀이네요.
 
◆김정은> 그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학교폭력 문제는 분명 가볍게 볼 수 없는 문제이고, 필요한 경우에는 제도적인 보호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다만 모든 갈등을 동일한 방식으로만 해결하는 것이 과연 항상 최선인지, 아이들이 관계를 배우고 회복할 기회를 잃고 있는 건 아닌지, 그런 부분은 우리 사회가 한 번쯤 차분히 생각해볼 시점이 된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도 있습니다.
 
◇류도성> 마지막으로 개학을 앞둔 학부모님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정은> 학교폭력 문제는 분명 예민하고 중요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아이들 사이의 갈등이 생겼을 때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제도가 필요한 순간도 있지만, 관계를 이해하고 책임을 배우는 과정 역시 아이들에게는 중요한 성장의 경험일 수 있습니다. 그 균형을 어떻게 잡아갈 것인지에 대해 우리 모두가 조금씩 고민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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