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 수유동 모텔에서 남성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A씨가 12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서울 강북구 숙박업소에서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20대 남성 두 명을 연달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구속)이 범행 직후 모텔을 빠져나온 다음 숨진 남성에게 태연하게 연락해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A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9시 24분쯤 20대 초반 남성과 강북구 수유동의 한 모텔에 함께 들어갔다. 이 남성은 A씨가 건넨 숙취해소제를 먹고 잠이 들었고 이튿날인 29일 사망한 채 발견됐다.
A씨는 향정신성의약품인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을 탄 숙취해소제를 미리 집에서 준비해 갔고 이후 피해 남성에게 먹인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혼자 모텔을 빠져나온 A씨가 피해자에게 "(남성이) 술에 너무 취해서 계속 잠만 자니까 나는 먼저 갈게"라는 SNS 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경찰 조사에서 파악됐다.
A씨가 술과 함께 마실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약물을 남성에게 건넨 뒤, 현장을 빠져나가면서는 태연히 별일 없다는 듯 연락을 취한 것이다. 강력사건 수사 경험이 많은 한 현직 경찰은 "피의자로서 일종의 알리바이를 남기려고 한 것 아니겠느냐. 일반적인 행동은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A씨는 자신이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처방받은 약물을 음료에 타 남성들에게 먹였다. 이 같은 범행 수법에 당한 남성은 현재까지 3명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8일과 이달 9일 만난 2명의 20대 남성은 사망했고, 지난해 12월 만난 1명은 기절했다가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성들과 의견 충돌이 있어 음료를 먹인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피해자들이 죽을 줄은 몰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 주거지에서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다량의 약물을 발견해 압수했다. A씨가 집에서 미리 음료에 약물을 타 준비한 점, 범행 이후 피해자에게 태연히 연락을 취한 점 등을 고려해 계획 범행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법원은 A씨에 대해 도망 염려가 있다며 전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프로파일링 분석, 휴대전화 포렌식 등 추가 수사를 통해 A씨에 대한 살인 혐의 적용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