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글로벌 3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으로 꼽히는 미국 마이크론이 AI(인공지능) 관련 최신 핵심 제품인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HBM4와 관련해 "고객 출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최근 반도체 업계 일각에서는 AI 칩 시장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용 HBM4 공급 경쟁에서 마이크론이 사실상 밀려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 'HBM 2강 체제'가 굳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는데, 이를 일축하며 견제구를 날린 모양새다.
마이크론의 마크 머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1일(현지시간) 미국의 한 반도체 콘퍼런스에서 "최근 일부에서 보도된 부정확한 HBM4 관련 내용과 관련해 말하겠다. 당사는 HBM4 대량 제작을 진행해왔다"며 이 같이 말했다.
머피 CFO는 이어 "마이크론의 HBM4 제품은 11Gbps(초당 11기가비트) 이상의 속도를 제공하며, 제품 성능과 품질, 신뢰성에 매우 자신감을 갖고 있다"며 "올해 HBM 공급 물량은 매진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반도체 분석 업체 세미애널리시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엔비디아가 마이크론의 HBM4를 주문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며 베라 루빈 관련 마이크론의 HBM4 점유율 전망을 0%로 조정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점유율은 100%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머피 CFO는 재차 "HBM4는 올해 1분기에 고객 배송이 시작되고 있다"며 "작년 12월 실적발표 당시 언급했던 시점보다 한 분기 앞당겨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피 CFO의 발언 이후 뉴욕 증시에서 마이크론의 주가는 전장보다 9.94% 급등한 410.34달러에 마감했다.
이처럼 마이크론 주요 인사가 공식석상에서 제품 경쟁력과 제조 현황을 언급할 만큼 HBM4 공급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삼성전자도 세계 최초로 업계 최고 성능의 HBM4를 양산 출하했다고 12일(한국시간) 밝혔다. 송재혁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은 전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박람회 '세미콘코리아 2026'에서 "삼성 HBM4 기술은 최고"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송 사장은 HBM4 출하에 대해 "고객 요구에 세계에서 가장 좋은 기술력으로 대응했던 삼성의 모습을 그간 잠시 못 보여줬지만, 그 모습을 다시 보여주게 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달 29일 실적발표회를 통해 "HBM4 역시 (이전 세대) HBM3나 HBM3E와 마찬가지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현종 사장은 이 자리에서 "당사는 그동안 고객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적기에 신제품을 출시해왔으며, HBM4 역시 같은 과정을 거치며 고객과 협의한 일정에 따라 예정대로 진행 중"이라며 "HBM4는 지난해 9월 양산 체제 구축 후, 고객이 요청한 물량을 현재 양산 중"이라고 말했다.